음악/가사와 해석

음악 일기 (2024.1.15 - 2024.1.28)

루두두 2024. 1. 28. 18:11

작곡

일분작곡 챌린지의 마지막의 하나 전 음악을 준비하는 데에 시간을 썼다. 지금까지 일작챌을 작곡하면서 배운 것들과 현재까지 나에게 가장 약했던 리듬을 보강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다.

 

드디어 나의 관점을 녹일 수 있는 작곡적 방법을 찾은 것 같다. 공개는 아마 며칠 뒤에 될 예정

감상곡

감상곡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Bill Evans의 Undercurrent를 다시 들었고, Miles Davis의 Milestones를 주의 깊게 들었다. 새로 들은 재즈 곡은 Thelonious Monk의 Duke Ellington 음반과 Chet Baker의 Blues for a Reason (금방 전에 들었다.)

 

Past Master과 London Calling도 다시 듣고, 최근에 70년대의 팝 음악 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Elton John과 Eagle의 컴필레이션을 들었다.

특집 기획 - The Beatles 음반 가이드 (Pt 2. 음반 가이드)

소개

대중음악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록 밴드 The Beatles의 디스코그래피를 위한 청취 가이드를 작성한다. 별점과 함께 짧은 코멘트가 달릴 것이고, 별점 설명은 이전 글에 있다. Box set등 표준이 되고 영국 기준 디스코그래피를 따른다.

로큰롤 시절

  • Please Please Me (1963) - ★★★★(★)
  • With the Beatles (1963) - ★★★★
  • A Hard Day's Night (1964) - ★★★★

The Beatles가 데뷔한 이후 영국과 미국을 거쳐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던 시절을 비틀매니아 시절이라고 한다. 초기의 음악 스타일은 척 베리 풍 기타 로큰롤 풍에 여러 팝 음악 스타일이 혼합되어있는 스타일이었다. 그들이 커버한 곡들을 보면 이들의 음악적 뿌리를 알 수 있다.

Please Please Me는 프로듀서 George Martin의 몇몇 마이너한 피아노 오버더빙을 제외하면, 단 하루의 녹음 세션에 14곡이 모두 녹음되었다. 그렇게 때문에 사실상 그들의 유일한 스튜디오 라이브 음반이라고 볼 수 있고, 열정넘치는 연주와 역사적 가치만으로도 필청 음반이라할 수 있다. 다만 스테레오 버전의 경우 기술의 한계로 인한 과한 패닝이 현대 청취자의 귀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With the Beatles는 음악적으로 Please Please Me보다 아주 약간 더 록음악 쪽에 가깝다. 특별히 나쁜 음악은 없지만 All My Loving 정도를 제외하면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싱글들인 She Loves You나 I Want to Hold Your Hand만큼 레벨에 도달하지는 못하였다.

A Hard Day's Night에서 로큰롤 시기의 정점을 찍게 된다. 영화 OST이자 스튜디오 앨범인 이 음반에는 13곡 전곡이 자작곡이다. 파워풀한 연주, 아름다운 멜로디와 진솔한 발라드가 조화를 이루며 I Want to Hold Your Hand와 This Boy 싱글에서 보여주는 양면적인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컨트리 시절

  • Beatles For Sale (1964) - ★★★(★)
  • Help! (1965) - ★★★★
  • Rubber Soul (1965) - ★★★★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로큰롤 밴드가 된 이후 그들을 음악적 영역을 더 넓히려고 시도하였고, Beatles For Sale부터 포크 음악이나 컨트리 내지는 로커빌리 음악들을 도전하였다. Help!, I'm a Loser 등 상당히 비관적인 (특히 Lennon의) 자작곡들은 이전 시기 음반들과 크게 대조가 된다.

Beatles For Sale은 기존의 로큰롤 노래들과 새로운 우울한 곡들이 불규칙적으로 섞여나오기 때문에 다소 혼란스러운 효과를 준다. 그러나 이 음반의 가장 큰 단점은 로큰롤 커버곡들이 이전보다 훨씬 무기력하게 연주된다는 데에서 온다. Chuck Berry 커버인 Rock and Roll Music을 With the Beatles의 Roll Over Beethoven과 비교해보면 가장 명확하게 차이를 들을 수 있다.

두번째 OST인 Help!는 한 곡을 제외한 로큰롤 커버곡을 모두 날려버림으로써 Beatles For Sale의 단점을 넘어섰다.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의 비중이 많이 늘며 더욱 다채로운 소리가 나며, 개별곡들의 퀄리티는 A Hard Day's Night에 필적한다. 유명한 Yesterday는 앞으로 그들이 가게 될 방향을 암시하며, Help에서는 사랑 노래가 아닌 원초적인 불안 심리를 노래한다. George Harrison의 작곡 실력도 크게 발전하였다. Rubber Soul로 인하여 자주 저평가당하지만 필청해야하는 음반.

Rubber Soul은 Help!와 이란성 쌍둥이 같은 음반으로, 어쿠스틱 악기 비중이 높은 록 음악을 보여준다. 실제로 미국 발매본은 Help의 노래들과 신곡이 섞여서 발매되기도 하였다. 다만 Rubber Soul에 스타일면에서 더 실험적인 노래들이 많다. 변형된 피아노 소리가 쓰인 매우 아름다운 In My Life가 대표적이며, 시타르를 도입한 Norwegian Woods나 샹송 풍의 Michelle도 눈 여겨볼만하다. Rubber Soul을 끝으로 라이브 투어를 멈추었고, 특정 장르의 속박에서 벗어나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음악적 자원을 사용하게 된다. 한 가지 트리비아를 덧붙이자면 Brian Wilson이 Pet Sounds 만들기 전 들었다는 Rubber Soul은 Help! 곡이 섞여있는 미국반이다.

사이키델릭 록 시절

  • Revolver (1966) - ★★★★★ + (♕)
  •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1967) - ★★★★
  • Magical Mystery Tour (1967) - ★★★★

왕관 표시는 개인적으로 특별히 선호하는 음반에 달린다.

Revolver는 단순한 팝 명반을 너머 20세기 음악의 최고 걸작 중 하나이다. I Want to Hold Your Hand에서 Revolver까지 시간 간극이 3년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음악사 최대의 신비다. Revolver가 걸작인 이유는 인도 전통 음악이나 실내악, 테이프 루프, 백마스킹, 변박, 전조, 드론 등 특이한 음악적 요소들을 다양하게 사용/차용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모든 음악적 효과가 세심하게 노래의 의미를 강화하는 데에 쓰였고, 결과적으로 환상세계를 표현하는 동요 Yellow Submarine부터 수면 중 꿈 속을 표현하는 I'm Only Sleeping, 영적인 교훈을 전하는 Love You To나 Tomorrow Never Knows 등 각 곡 하나하나에서 가사와 음악의 합일을 들을 수 있다. 모든 것에 대해, 모든 소리를 이용해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을 Revolver가 보여준다.

Sgt. Pepper는 전통적으로, 특히 60년대에서 70년대에 이들의 가장 중요한 음반으로 여겨졌었다. 현재에는 오히려 그 반작용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 역시 부당한 평가이다. Sgt. Pepper의 경우 Revolver와 비교할때 상대적으로 가사적 소재가 덜 매력적이다. 또한 미묘하게 감정적으로 거리감이 들어 친근하지 못한 느낌이 있다. 그러나 음악적으로 보면 Revolver의 곡들보다 곡 내에서의 디테일을 더 다듬었으며, 이전 음반의 여러 요소들이 한 곡 내에서 공존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후의 록 음악 역사를 이해하려면 필청해야하고, 음악적 퀄리티도 분명 탁월하다.

Magical Mystery Tour는 정식 스튜디오 음반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 영화 OST 모음에 Sgt. Pepper 무렵부터의 싱글들을 모두 모은 짜깁기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사이키델릭 록 시절 필청 곡들이 잔뜩 모여있는 아주 중요한 음반이다.

후기 음반

  • The Beatles (1968) - ★★★★★ + (♕)
  • Yellow Submarine (1969) - ★★★(★)
  • Abbey Road (1969) - ★★★★
  • Let It Be (1970) - ★★★★

왕관 표시는 개인적으로 특별히 선호하는 음반에 달린다.

The Beatles (aka White Album)은 유일한 더블 앨범으로 그들이 음악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모든 것을 30곡에 담아서 보이고 있다. 1분 미만의 요상한 소품부터, 8분짜리 슈톡하우젠풍 콜라주까지, 어쿠스틱 발라드에서 헤비메탈까지, 진솔함과 파티음악에서 블랙 코미디, 풍자에서 슬픔까지 이 음반이 담고 있는 범위는 가히 제한이 없다. 이 음반에서 Revolution 9보다도 혁신적인 부분은 바로 Side 1의 트랙 구성인데, 마치 Back in the USSR에서 While My Guitar Gently Weeps까지 7곡이 메들리로 엮여있는듯한 인상을 주면서도 서로 부드럽게 이어지기보다는 대립되어 반목하는 효과를 준다. Revolution 9은 이 첫 대단원의 갈등이 폭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번 듣고 이해하기에 쉽지는 않지만, 유일무이한 음악을 들려주는 더블 앨범.

Yellow Submarine은 애니메이션 OST에 쓰인 George Martin의 연주곡과, 영화에 쓰인 노래 몇곡으로 이루어져있다. 보컬곡으로 신곡은 단 4곡으로, Harrison의 It's All Too Much라는 명곡이 있고 모든 곡이 다 뛰어남에도 그들의 디스코그래피에서는 가장 덜 중요한 음반이다.

그 다음으로 녹음된 음반은 Let It Be이다. 라이브 컴백 콘서트 영화 OST를 의도하고 만들어진 노래들이었으나 프로젝트가 어그러지면서 다소 스타일적으로 일관성이 떨어지는 음반이 되었다. 라이브를 의도 하였기 때문에 밴드 위주의 편곡이 많이 되었으며 블루스의 느낌이 강하다. 오르가니스트 Billy Preston은 음악에 생기를 주는 주요 공신 중 하나이며, 논란의 Phil Spector화된 노래들도 대체로 완성도가 높다. 그러나 싱글인 Get Back과 Let It Be의 다른 버전이 실려있고 두 곡 모두 싱글 버전이 더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원판의 기준으로는 별이 4개지만, 2021년 발매된 스페셜 디럭스는 해당 세션을 더 깊이 들여다보기 때문에 더 높은 별점을 줄 수 있다.

Abbey Road는 가장 마지막으로 녹음된 음반으로 아방가르드적인 혼돈을 걷어낸 Sgt. Pepper와 같다. 모든 곡이 아주 뛰어난 팝 음악이고, 2부의 메들리가 영향력이 높지만 McCartney의 노래들이 Sgt. Pepper처럼 다소 거리감이 드는 면이 있다. 팬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듯한 Golden Slumber부터 시작되는 메들리, 그리고 Harrison의 두 곡이 하이라이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