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차별과 인종분리의 경제사적 비밀(?)

요즘 전공과 크게 관련 없는 경제학을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재는 유명하다고 하는 Mankiw씨...의 책인데요,

제 입장에서는 조금 더 수식을 과감히 쓴다거나 미분 기호등을 활용하여 그래프를 표현한다면

공부하기 편해질 것 같습니다만 직관적으로 쉽게 설명하는 것은 장점인 듯합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혹은 설명하는) 재미있는 논점이 있었는데요,

경제학의 입장에서 완전히 합리적인 (즉 이윤을 극대화 할) 기업주들이 시장 경쟁 아래에 놓이게 된다면

고용주에 의한 차별은 억제 당한다는 것입니다.

단 소비자나 정부에 의한 차별이 없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지요.

이해하기가 쉽게 하기 위해 한 가지 상황을 가정해보지요.

(사진 출처)

고용주들이 키가 일정 수준, 예를 들어서 165cm 이상인 근로자를 선호한다고 생각해봅시다.

하지만 키가 크거나 작거나 근로자의 생산력이 동일하다고 가정해봐요.

고용주들이 키 큰 근로자를 선호하니 키 큰 근로자들은 차별이 없는 상황보다 더 수요가 커지지요.

그렇게 되면 키가 작은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져 실업자가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키가 큰 근로자의 수요가 커지는 만큼 임금 역시 상승하게 되고

키가 크나 작으나 생산력이 같다면 키가 작은 근로자를 고용하는 고용주들은 더 싼 비용으로 동일한 효율의 생산을 하니 경쟁에서 유리하지요.

따라서 갈 수록 키가 큰 근로자만 고집하는 고용주는 불리해지게 되지요.

따라서 키가 큰 근로자만 고집하는 기업은 도태되며, 키가 큰 근로자의 수요는 줄어들어서

작은 사람과 같은 수준이 되어 균형을 이루는 것이지요!

따라서 키에 따른 임금 격차도 장기적으로는 해소가 되는 것입니다.

시장 경쟁을 통해서 차별이 해결되지 않는 것에는 두 가지 정도의 요인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소비자에 의한 차별입니다.

만약 소비자가 키가 큰 근로자를 선호하였다면 키 큰 근로자들의 생산력이 더 커질테니 차별이 사라지지 않겠지요.

즉 차별적인 기업이 경쟁에서 뒤쳐진다고만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정부에 의한 차별이지요.

정부 정책이 키에 따른 노동 관련 규제를 만들었다면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의 임금 격차는 유지 될 수 밖에 없지요.

임금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책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실려 있었습니다.

인종에 따라 분리 된 화장실 (사진 출처)

미국의 인종차별이 한창 심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버스나 화장실, 음수대 등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많은 장소에서 인종에 따른 분리가 이뤄지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얼핏 생각하면 백인 업주들의 차별적인 시선으로 인하여 이런 분리가 생겼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Jennifer Roback이라는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생각은 옳지 않다고 합니다.

책에는 전차회사의 사례가 나오지요.

당시에는 인종 격리를 의무화 하는 짐크로법 (Jim Crow Law)가 있어서 백인은 전차의 앞쪽에, 흑인은 뒤쪽에 앉게 의무화를 했다고 하는데요,

의외로 이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좌석 상의 인종차별을 드물었다고 합니다.

전차 좌석에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은 순전히 정부규제때문이라는 것인데요,

전차 회사 입장에서는 좌석을 분리하는 것이 기존보다 비용을 많이 쓰는 일이기에,

회사 간부들이 해당 법안을 반대하였다는 증거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기업주들이 차별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인종 차별 자체에 대한 이슈보다도 이윤을 내는 데에 더 관심이 많다는 점이지요....

라고 Mankiw씨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흥미로운 생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