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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ify에서는 앨범을 저장하거나, 개별곡을 저장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7년 무렵 처음으로 이 기능을 사용할때와 현재 시점간 기능의 차이가 좀 있는데요, 그로 인해서 처음에 저장했던 곡와 앨범을 모두 라이브러리에서 빼는 일을 감행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과거에는 앨범을 저장하면 수록곡들도 모두 동시에 함께 저장이 되었고, 실수로 앨범저장을 해제하면 수록곡들도 모두 동시에 라이브러리에 빠지는 구조였습니다. 이 기능을 이용해서 내가 들었던 앨범을 시간 순으로 트래킹하려고 했었습니다. 하나의 앨범을 완청하면 저장하는 방식으로요. 곡의 저장시간이 같이 표시되기 때문에 트래킹용으로 충분해보였습니다.

 

중간중간 실수로 앨범을 저장에서 빼버려서 시간 순서가 꼬이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큰 문제가 발생했었죠.

 

저장기능의 배신

2019년 정도까지 개인이 저장할 수 있는 음악은 1만곡으로 제한이 걸려있었습니다. 그리고 앨범의 디럭스 버전 위주로 저장하던 제게 문제가 발생했었죠. 1만곡 제한이 걸려버린 것입니다! 그로 인해 디럭스 음반의 보너스 트랙은 리스트에서 빼고, 앞으로 저장을 계속하기 위한 "All 1", "All 2"의 이름으로 이어질 별도의 플레이리스트 시리즈를 만드는 등 혼란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2020년에는 이 제한이 풀렸는데, 이미 제 라이브러리의 관리 목적이 조금 상처를 입은 후였습니다.

 

비슷한 무렵에 라이브러리 앨범 저장 기능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그 전에는 곡과 앨범 저장 사이의 큰 연결성이 생겼는데 이제는 앨범을 저장해도 곡 저장이 자동으로 이루어지지 않게 업데이트가 된 것이죠. 즉 앨범 저장 따로, 곡 저장 따로로 이원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저는 앨범 트랙킹을 위해 앨범 좋아요 누르고, 곡들도 좋아요를 누르는 방식으로 일을 두 번 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새로 만들어진 "All 1"에도 노래를 집어넣어야하니 일을 세번 하는 셈이죠.

 

음악 감상법의 첫번째 변화

그와 함께 제 음악 감상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었습니다. 이전에는 록을 포함한 보컬곡들 및 재즈 음악을 많이 들었고, 곡 라이브러리는 셔플이 가능한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클래식 음악, 특히 오페라와 같은 연결이 되는 곡 비중이 늘면서 트랙 셔플이 더 이상 적절하지 않고, 또 곡 간 길이가 들쭉날쭉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약 4년 가까이 제가 기록한 앨범 트래킹 방법은 최근 1년간 흐지부지되어 버려지게 된 상황입니다. 여기까지로 이야기가 끝났으면 굳이 앨범 라이브러리와 곡 라이브러리를 리셋하지는 않았을 것이에요.

 

음악 감상법의 두번째 변화

2023년에 음악 감상 방식에 변화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Penguin Jazz Guide를 읽으면서, 정확히는 정주행하면서 생긴 변화입니다.

 

이전에 듣던 큰 음악, 즉 록 음반이나 큰 클래식 작품들은 하나의 덩어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것을 의도한 작품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재즈 음악을 들으면서 컴필레이션 앨범을 많이 듣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보통 팝 세계에서 들을 수 있는 컴필레이션 음반은 CD 1장 정도에 다 담기는 소소한 규모의 컴필레이션 음반인데, Louis Armstrong의 Complete Hot Five and Hot Seven 같이 컴필레이션은 CD로 치면 3장 이상의 규모라서 한 자리에서 듣기도 어려울 뿐 더러 애초의 목적 조차 음악의 처음부터 끝까지 연달아 듣는 것보다는 개별 곡들을 아카이빙하는 목적이 더 큰 상황이죠. 그래서 저는 특히 마음에 드는 곡들을 손쉽게 표시하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돌아와서 다시 들을 수 있게요. 이걸 위해 존재하는 기능이 바로 곡 라이브러리 기능인데, 이미 수년간의 여러 앨범 수록곡들이 만곡이나 넘게 가득 차있는 이 라이브러리에 Louis Armstrong 노래 몇곡이 들어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보였습니다.

 

또 기존 방법으로는 클래식 음악 감상도 담을 수 없었는데요, 이제 작품 위주보단 연주 및 CD 단위로 감상할 준비까지 되었는데, 기존 방식으론 중복곡들이 라이브러리에 쌓일 것이 뻔했습니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곡과 앨범 라이브러리 리셋을 감행하고 제가 진짜 좋아하고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음악만 소장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리셋과 그 이후

다행히도 앞서 언급한 All 1이라는 리스트 덕에 이전의 트래킹은 (시간대가 좀 날아가긴 했지만) 보존이 될 수 있었고, 라이브러리 곡들을 스윽 긁어서 모두 날려버렸습니다. 곡이 1만곡이 넘으니 여러번 삭제 쿼리를 보내야했습니다. 반면 앨범의 경우에는 한번에 지우는 기능이 없어서 하나하나 손으로 라이브러리에서 뺐습니다.

 

아직 곡 라이브러리를 어떻게 운영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앨범 라이브러리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운영하려합니다.

  • 완청한 음반 중에서 콜렉션에 담을 가치가 있는 음반만 저장
  • 최소 EP 이상 규모 (12~15분)
  • 대체할 다른 음반을 찾으면 기존 음반은 자유롭게 라이브러리에서 뺄 수 있음. 예를 들어 개별 클래식 음반 CD를 저장할 수도 있지만, 해당 CD를 포함한 Box Set을 저장하게 되면 기존의 개별 CD를 라이브러리에서 뺄수도 있음. 또한 일부 음반의 경우 음원 업데이트로 일부 음원이 재생 불가능해질 경우가 있는데, 파본을 재구매하듯 기존 저장 버전을 빼고 새로 저장할 수 있어야함

이런 기준을 정하고 이전에 담은 음반을 과거보다 더 까탈스러운 기준으로 다시 저장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저장할 음반들에 대한 스탠더드를 리셋 후 첫 저장 앨범 10개로 정하였습니다. 상징적인 의미지요

 

다양한 장르, 보컬곡과 비보컬곡의 밸런스를 고려한 제 탑 10 CD 콜렉션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CD로 소장하고 있는 음반은 2개 밖에 없지만요)

 

선정 이유는 생략하고 10개 소개합니다.

 

리셋 후 다시 저장된 상징적인 10 음반

 

The Beatles - Revolver

Leonard Cohen - Live in London

Daft Punk - Alive 2007

John Williams - Raiders of the Lost Ark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Gustav Mahler - Symphony No. 2 (Klemperer/Philharmonia, Warner)

Bill Evans Trio - The Complete Village Vanguard Recordings

Wolfgang Amadeus Mozart - Le nozze di Figaro (Jacobs/Concerto Koln, Harmonia Mundi)

Kanye West - Late Registration

Ella Fitzgerald - Sings the Cole Porter Song Book

Steve Reich - Different Trains (Kronos Quartet), Electric Counterpoint (Pat Methe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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