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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전날 밤 잠들고 나서 1시간 정도 뒤에 누군가 다급히 문을 두들기길래 깨서 부랴부랴 문을 열어보니 옆 방 학생.


라디에이터 쓰는 법을 아냐고 물어봅니다.


제가 모르겠다고 하자 자고 있었던 것을 눈치채고 사과하고 돌아갔습니다.


다시 잠들었죠. 


그러다 새벽에는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져 밤에 전기장판 잠깐 돌리고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오늘도 블로그를 쓰기 위해 외출하기로 했습니다.


목표는 교내 카페에서 브런치 먹기!


그리고 기숙사를 나와서 캠퍼스까지 왔더니 풍경이 다음과 같았죠.



음침해보이는 날씨가 많이 불길해보이죠?


비가 아주 가늘게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며칠 전에는 그러다가 비가 그쳤기 때문에 오늘도 그렇겠거니 하고 우산 없이 다녔죠.


그것이 이 날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실제로 학식 파는 식당 건물 전체가 문을 닫았습니다.


토요일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밥은 먹어야했으니 식당 같은 것을 열심히 찾아봅니다.



PIAZZA라고 불리는 건물 하나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포착했습니다.


보아하니 카페도 있어보였습니다.



건물 안에는 스타벅스가 있었고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는 제임스 브라운의 노래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혼자 몸을 덩실덩실 흔들었는데 카페 직원은 노래가 짜증나는 것 같다는 식으로 다른 직원에게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시무룩...



카페에서 주문한 BLT 샌드위치와 홍차입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고 베이컨은 너무 짜요.


정말로 요리해서 먹을 시간이 왔다는 것을 직감하였습니다.



밥을 다 먹고 블로그 포스팅 하나 하고 조용한 공간에서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 도서관을 또 갔습니다.


이 때 오늘 저녁 일정이 없으니 Welcome Festival을 가보고 싶어 표를 구매했어요.


정말 노래를 열심히 집중해 들으며 놀다가 저녁 쇼핑 겸 즉석식품 구매를 위해서 다시 Sainsbury's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밖을 보니 비가 아주 많이 내리고 있네요.


우산이 없으니 입고 있던 가디건의 후드로 머리를 가리고 달렸습니다.



캠퍼스 버스 인터체인지에 기다리고 있다가 버스가 오길래 버스 번호와 행선지도 제대로 안 보고 무작정 탔습니다.


아니 그런데 그 다음 정류장이 Glenn Eyre라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기숙사였으며 더 지나가니 이상한 숲으로 버스가 가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얼른 벨을 누르고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 내렸죠.


반대쪽으로 건너가서 학교로 다시 돌아 가는 것을 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길을 건널 만한 신호등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어요.


차들이 잠깐의 여유도 안 주고 슝슝 달리는 도로 한복판에 내렸던 것이죠.



따라서 길을 건널만한 횡단보도를 찾기 위해 왔던 길을 폭우를 맞으며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제 옆에는 이런 숲이 있어요.


그리고 왔던 길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간 곳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버스 정류장에는 제가 탈 UniLink가 서질 않아요.



도대체 여기서 무엇을 하는 것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지도로 현재 위치를 알고 싶어도 골목 이름조차 어디 적힌 곳이 없는 한적한 곳이었습니다.


가장 저를 낙담시킨 것은 인도쪽으로 바짝 붙어서오는 차들이 물을 튀겨 제 옷과 신발이 젖을 때였습니다.


마침내 거의 반대 방향을 향해 움직이다가 골목의 이름을 발견하고 올바른 길로 가기 시작했죠.


버스 정류장들이 몇개 보였으나 배차 간격이 20분이고 비는 계속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이동하는 편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50분을 비 맞으며 걷다가 결국 원래 출발한 캠퍼스 버스 정류장으로 복귀하였죠.


거기서 조금 기다리다보니 기숙사를 향해 가는 버스가 왔습니다.


머리 속에는 기숙사에 가서 라디에이터를 작동하여 옷을 바짝 말리는 것이었죠.


그런데 방에 들어와도 라디에이터를 쓸 방법을 도저히 알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리셉션에 가기로 합니다.


reception에 가니 중앙난방이라 라디에이터를 당장 쓸 방법이 없다고 알려주었죠.


제가 옷을 말리고 싶다고 하니 세탁소를 가는 것을 추천하였습니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세탁소 방면을 걷기 시작했죠.


세탁소 문은 잠겨있었는데, 들어가기 위한 비밀번호를 몰라서 계속 밖에만 서있었습니다.


이때 한 학생이 막 기숙사에 도착하여 짐을 풀기 위해 기숙사로 가고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기숙사 건물을 몰라서 제게 질문을 하려고 제게 다가온 것이죠.


그러나 저 역시 지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안내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이 가진 서류 봉투에 세탁소 비밀번호가 적혀있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꾹꾹 눌렀더니 세탁소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세탁소 역시 건조기를 쓰는 것 말고는 별 대책이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세탁소 안에 들어왔더니 밖으로 나가는 버튼을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것입니다.


갇혀버렸죠.


이대로 죽나 싶었는데, 방금 길을 찾던 그 학생이 다른 학생한테 봉투에 적힌 숫자의 의미를 물었고, 그가 세탁소 비밀번호를 누르자 저는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길을 찾던 그 학생에게 나오기가 힘드니 들어갈 거면 조심하라고 경고한 후에 저는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무슨 체육실처럼 생긴 작은 건물에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도 무엇인가 해서 따라 들어갔죠.



그랬더니 학생들이 모여있고 무대에는 학교 측 사람들이 서있었습니다.


그 중 한 분이 Welcome Talk에 온거냐 물으시며 환영한다고 인사하자 저는 방에 가는 길이었을 뿐이라고 대답해버렸습니다.


그 분이 무지 머쓱해하셨죠.


기숙사에 가서 옆방에 사는 학생에게 헤어 드라이기를 빌려서 옷을 말려야겠다는 생각에 나갈까 하다가 요 며칠 본 다른 한국 학생을 발견하고 그 옆에 가서 무슨 일인지 물어보기로 합니다.



알고보니 기숙사 입사할때 reception에서 토요일 저녁에 Welcome Talk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공지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Welcome Talk은 학생회 SUSU와 학생지원부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으로 빠르게 끝이 났습니다.


얼핏 듣기로  Welcome Talk이 끝나는 시점부로 reception 뒤에서 칵테일을 마실거라고 한 것 같은데 다른 한국 학생과 같이 뒤로 가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숙사로 돌아갔죠.


그 분과 Welcome Festival을 함께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헤어 드라이기 빌려도 될지 여쭤보자 그 분꼐서 기꺼이 빌려주셨습니다.



축축히 젖은 옷을 갈아입고, 또 아주 열심히 말리고 그랬습니다. 



결국 저녁으로 아무 것도 못 먹었으니 시리얼이라고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출발 전까지 방에서 쉬다가 함께 만나서 reception 뒤 정체불명의 파티가 이번에도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캠퍼스로 갔습니다.


비도 오고 그러다 보니 날씨가 많이 추워졌죠.



학생회 상점 앞에 축제 관련 공지를 빛내는 디스플레이의 모습입니다.



푸드 트럭도 2대가 와있었습니다.


하나는 간단한 음식을 팔았고, 다른 하나는 후식을 팔았습니다.



후식 푸드 트럭의 모습입니다.


9시 축제 시작이었으나 도착한 시간이 8시 45분 쯤이었습니다.



우선 미리 구매한 입장권을 받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접수대가 있는 4층의 개장 전 모습입니다.



4층에서 3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입니다.


아무도 없어서 썰렁하죠.



3층에는 영화관도 있었는데 축제 동안은 잠겨있었습니다.


SUSU가 빛나고 있습니다.


2층에는 클럽이 될 작은 강당과 옷을 맡기는 장소가 있었습니다.



다시 4층으로 올라오자 동화속 거울을 컨셉으로 잡은 사진 기계가 있었습니다.


기분이 좋으니 한장 찍었는데 충분히 큰 주머니가 없어서 가디건에 달린 끈을 이용해 사진을 허리에 차고 다녔습니다. 



아직 열기 전 시간이고 그러다 보니 다시 나오는데 교내에서 운영 중인 술집을 발견하고 들어갔습니다.


화면에는 복싱 경기 생중계가 방송되고 있었죠.



시간을 잘 맞춰서 오면 칵테일도 파는 듯 했습니다.


음악 관련 농담들 때문에 찍었습니다!


사실 Purple Rain Purple Rain을 시켰는데 안 판다고 하네요.



그래서 스텔라 맥주를 시켜서 마시며 같이 온 학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술을 받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입니다.


주문은 아무 바텐더에게 하면 되기 때문에 줄을 설 필요가 없습니다.



술을 먹고 보니 시간이 적당히 지난 것 같아서 다시 재입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문은 열렸지만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다시 술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주점에 안주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과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통해 비싸지만 나름 맛이 괜찮은 쿼터파운드 치즈 버거를 푸드트럭에서 사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맥주가 아닌 양주쪽으로 주문하고 싶었는데, 샷만 주는 거라는 것을 잘 알지 못하고 럼 샷 한잔을 받았습니다.


저랑 같이 온 분은 더블 샷을 주문하고 맥주를 시켜 섞어 먹었습니다.


럼을 한입 먹자 럼의 향이 입안 전체로 퍼지는 것을 느끼며 18세기 해적과 저를 동일시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더 많아진 주점의 모습입니다.


이때 제가 금방 전에 찍은 사진이 없어졌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같이 오신 분이 자리를 지켜줄테니 다녀오라고 하셔서 이동 동선 그대로 돌아갔지만 사진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똑같은 기계로 사진을 다시 찍으니 제 사진이 아니라 이전 사람들의 사진이 출력되었죠.


알고 보니 기기 고장으로 똑같은 사진이 5장째 출력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아쉬워하며 다시 술집으로 돌아왔죠.


그리고 사람들이 꽤 왔으니 다시 입장해보자고 했습니다.



2층의 클럽의 모습입니다.


Fleetwood Mac의 Dreams 같은 노래나 듣는 저는 적응하기 힘든 분위기였죠.


몇몇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춤추는 시늉을 하다가 결국 나왔습니다.


분위기를 띄울 만한 촉매가 조금 부족했나봅니다!



3층에는 Silent Disco가 있었습니다.


Silent Disco란 무선 헤드폰을 들으며 춤추는, 소음 공해로부터 자유로운 클럽 문화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몸만 좀 들썩대다가 나왔죠.



출구가 있는 4층에 페이스 페인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미 페스티벌을 끝내고 나가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하지는 않았죠.


대신 금방 전 잃어버린 사진의 대체품을 다시 찍기 위해 줄을 섰는데...


우산 속에 사진이 있었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죠.


방에 오니 옆방 학생이 씻고 들어가는 길이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또 나눴습니다.


지금껏 중국학생인줄 알았는데, 홍콩 학생이었어요!


한국에 간 적이 있는가, 장국영을 아는가 등등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 방으로 돌아갔답니다.


이후 노래를 들으며 밤 늦게까지 버텼습니다.


시차 적응을 마무리하기 위함이었죠.


그리고 12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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