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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마지막 금요일은 수업이 없고 오후 수료식 일정만 따르면 되었죠.
제가 할 일은 오전에 친구와 함께 매점에 가서 한국에 들고 갈 간식들을 사는 일, 그리고 스트라빈스키의 책을 다 읽고 반납하는 일이었습니다.
아침은 안개가 끼며 시작되었습니다.
종종 아침 안개는 수업 듣는 사이에 완전히 걷히곤 했죠.
미국에서의 마지막 아침 식사입니다.
특이하게도 햄 구이가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과일 코너에 눈독을 들여보았습니다.
미국에서의 마지막 아침 식사의 모습입니다.
한국 간다는 것이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친구와 함께 바로 옆 기숙사동에 있는 매점에 가기로 했습니다.
이 길은 한번도 지나본 적이 없었죠.
매점은 카페의 역할을 함께 수행합니다.
그 입구의 모습이죠.
테이블 위에 올려진 것은 슬러그 포인트를 다 털기 위한 다른 학생들이 쌓은 탑입니다.
과자는 대체로 초콜릿 종류인데, 저는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사진은 인스턴트 음식 코너입니다.
여기 한국 라면은 한국 라면과 차이가 없어서 살 이유가 없었습니다.
한바탕 가득 담고 나서 친구와 함께 아포가토를 먹으며 여유를 부려보았습니다.
여기 아포가토가 맛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죠.
싱글과 더블 사이즈 중 더블 하나를 주문했는데, 아이스크림만 더블인지 커피가 보이지도 않을만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방 사이즈도 크지 않기 때문에 양 조절을 잘 해야했습니다.
그래도 나름 흥미로워보이는 음식들을 골라 담은 것 같아 만족스럽니다.
음식을 기숙사에 두고 친구와 함께 방에서 놀다보니 어느 순간 수료식 일정으로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날씨는 그 사이 확 개어버렸죠.
저기 버스 정류장에서 다 같이 모여서 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주 독특하게 생긴 트럭이 앞을 지나갔습니다.
잠시 후 버스를 타고 수료식 장소로 떠났습니다.
수료식이 진행되는 건물은 이전에 우리가 온 적이 없는 건물입니다.
인문 사회 전공 관련 건물로 보입니다.
바비큐가 있을 것이랬는데, 첫날처럼 출장 뷔페처럼 음식이 차려져있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첫날처럼 음식의 질이 안 좋을까봐 걱정이 되었죠.
식사를 하기에 앞서 한 테이블에 5명씩 앉고, 조별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평소 근교 나들이때 같이 다니던 사람들과 함께 앉았습니다.
활동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첫번째 활동은 지난 5주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프로그램이 어떤 점이 좋았으며 아쉬웠는지 소감을 익명으로 푸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재미있는 의견이 많이 나왔었죠.
두번째는 조별 게임이었는데, 몸으로 말해요와 유사한 게임이었습니다.
아침을 못 먹은 사람이 많아 다들 배고파하는 상황임에도 마지막까지 즐겁게 노는 것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몇몇 학생들을 산호세에 놀러간다고 참석하지 못했지만 말이죠.
활동이 끝나고 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음식을 개봉하니 생각보다 아주 맛이 있어보였습니다.
샐러드에는 투명한 드레싱이 뿌려져있었습니다.
채소들은 싱싱했어요.
마늘빵과 딸기잼입니다.
마찬가지로 맛이 좋습니다.
바비큐 고기는 총 세 종류가 있었습니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였죠.
사진에 닭고기 바비큐와 돼지고기 바비큐가 보입니다.
정말로 맛이 좋았던 것은 이 소고기 바비큐였습니다.
식으면서 조금 질겨지긴 했지만, 미국 있는 동안 이런 음식 먹기가 쉽지 않았죠.
각종 소스와 양념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기본적인 BBQ 소스만 뿌려먹었습니다.
첫번째로 받아온 접시의 모습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음식이 계속 남는 것으로 보여 한 접시 더 들고왔습니다.
두번째 접시에는 소고기 바비큐 위주로 들고 왔습니다.
음료로는 홍차가 준비되어있었습니다.
생강차를 한 입 먹다가 영 아닌것 같아서 보통 홍차로 채워왔었죠.
식사가 끝나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다음에 수료증 수여식이 있었습니다.
5주 동안 수업 듣고 가는 것인데 포장지는 화려합니다.
마지막 단체 사진을 야외에서 찍었습니다.
돌아와서는 이전의 단체 사진들을 인쇄하여 액자에 집어넣은 물건을 한 사람이 하나씩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액자에 사인과 짧은 한마디를 적어주며 5주간의 기억을 간결하게 남겨두었죠.
이후 각자 자신의 길로 떠났습니다.
오후에 바다에서 노는 팀에 합류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들었는데, 조금 늦게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서핑을 하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죠.
바다에 가기 전에 제일 먼저 간 곳은 기념품점입니다.
UCSC 로고가 있는 클리어 파일 같은 것이 있나 찾아보았지만, 제가 찾는 그런 물건은 아예 없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기념품을 잘 고르지 못하고 스티커 몇개 사는 것으로 기념품점 쇼핑을 끝냈습니다.
사진은 기념품점에 있는 엽서인데, 싸이의 말춤이 합성되어있는 신기한 모습에 찍어보았습니다.
제일 급한 것은 스트라빈스키의 책을 빠르게 다 읽는 것이었습니다.
도서관이 4시에 문을 닫는데, 다행히도 3시 45분이 되기 전에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도서관이 8시까지라는 이야기를 믿고 바다에서 놀고 왔으면 반납도 못하고 귀국할 뻔 했습니다.
시간은 이미 서핑하기에는 글렀습니다.
여기 버스가 결코 제 시간에 오는 법이 없기 때문에 가장 먼저 오는 버스를 이용하여 적당히 갈아타서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습니다.
20분이면 도착할거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버스가 예정시간보다 15분 늦게 오고, 심지어 다른 노선의 버스였습니다.
그거라도 타서 중간에 갈아타는 전략을 세웠죠.
이때 듣고 있던 음악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이었습니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아직 잘 모르지만 나름 흥미로운 면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갈아타는 목표 버스 역시 10분 정도 늦어서 바다에서 만나는 계획은 불발되었습니다.
바다에 간 사람들은 부둣가를 돌고 온다고 하였죠.
그 사람들과 합류해서 밥을 먹고 올라가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저기 멀리 버스가 오고 있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곳에서 약 5분 정도 더 걸어야 바닷가가 나옵니다.
이 시점에는 다들 이미 부둣가에 있다고 했죠.
저는 일찍 해변에 도착하면 해변에서 놀아볼 마음이었습니다.
야자나무는 정말 어디에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잘 보기 힘들죠.
드디어 해변에 왔습니다.
서핑은 못하게 되었지만 혼자 해변을 걷는 것 역시 블로그에 쓸만한 소재니까 만족스럽습니다.
부두를 중심으로한 큰 해수욕장입니다.
왼쪽편 바다는 처음 가보는 구역입니다.
샌들을 모래사장에 내려놓고 바다 가까이 다가가서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새들이 해변에 잔뜩 모여있습니다.
사진에 보면 알 수 있듯 파도가 꽤나 먼 곳까지 밀려오는 것을 볼 수 있죠.
맨발을 물에 담궈 봅니다.
물이 꽤 차갑고, 파도가 예상보다 셉니다.
뒷걸음질을 칠 수 밖에 없었죠.
서핑을 할 수 있는 해수욕장이다보니 파도가 꽤 높고 강했습니다.
이제 갈 시간이 된 듯하여 신발을 찾으려는데, 신발이 제자리에 없고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파도를 바라보니 샌들이 멀리 쓸려내려가고 있었죠.
저는 수료식과 도서관에서부터 쭉 가방을 메고 있었다는 사실도 망각한 채 신발을 구하러 달려갔습니다.
한 쪽은 아직 멀리 쓸려내려가지 않아서 금방 집을 수 있었죠.
다른 한 쪽은 비교적 깊은 물까지 밀려가있었습니다.
그래도 기껏해봐야 무릎 높이로 보여서 바지를 걷어올리고 들어갔죠.
바지는 조금 젖었으나 신발을 움켜쥐는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함정이었죠.
물이 쭉 빠지더니 곧 거대한 파도가 제 키보다 큰 파도가 저를 먹었습니다.
서있는 채로 바닷물을 뒤집어썼죠.
어서 뛰어 신발을 챙겨 뭍으로 나온 후 옷뿐만 아니라 가방까지 젖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오늘 받은 수료증은 너덜너덜해졌고, 노트북 파우치는 일단 겉보기에는 건조해보였습니다.
오늘 구매한 스티커도 바닷물에 젖어버렸고, 여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스트라빈스키의 책은 일찍 반납해서 화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휴대전화 역시 완전 젖어서 화면 터치가 되지 않았습니다.
생활방수가 되는 기기라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마르기 전까지는 사진은 커녕 메신저도 쓸 수 없었죠.
초라한 몰골로 부둣가를 걷다가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바로 앞에서 인사하기 전까지는 친구들이 저를 알아보지 못했죠.
상황을 설명하고 같이 피자를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안경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그때 쯤이었습니다.
마음씨 고운 친구들과 함께 그 자리로 돌아가서 안경을 찾아보았지만, 안경은 이미 먼 바다 불가사리들의 안마패드가 되어버린 후였습니다.
너무나 고맙게도 고마운 친구들이 젖은 가방에서 제 노트북을 꺼내서 자신들의 가방에 넣어줬습니다.
옷이 축축하게 젖은 후 입장한 피자 식당입니다.
이때쯤에는 아무도 제 몰골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면 조금 춥긴 했지만 말이죠.
이후 너무 정신이 없어서 친구들의 이야기를 거의 듣기만 했습니다.
피자 두 판과 사이드를 친구들과 먹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기본 사이드 메뉴 감자튀김입니다.
치킨 윙인데, 할라피뇨와 열대과일을 포함한 소스랑 바비큐 소시 맛이 있었습니다.
랜치 소스도 은근 어울렸습니다.
피자는 한판당 맛이 두 종류였습니다.
먼저 나온 것은 마르게리타와 치킨 바비큐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슈프림 피자, 즉 피자헛으로 치면 콤비네이션 피자와 베이컨 피자입니다.
함께 피자를 둔 모습입니다.
8명이면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피자가 약간 남을 정도였으니 양은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저를 이어서 다른 친구들이 한가지씩 실수를 저지르곤 해서 제가 저주가 돌고 있는 것이라고 했죠.
다음은 누구일까요!
해가 지고 있는 무렵 다 같이 학교로 돌아갈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전 너무 추워서 옷을 하나 사서 가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다행히도 다들 옷가게에 따라와주었습니다.
바지가 있으면 바지고 갈아입고 싶었지만, 바지는 따로 판매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유아복을 제외하면 가장 싼 옷은 UCSC 민달팽이가 그려진 이 티셔츠였습니다.
문양이 너무 웃기게 생겨서 끝까지 안 사려고 했으나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하나 사입게 되었습니다.
옷 사서 입는 것까지 기다려준 친구들에게 너무도 고맙군요.
결제는 현금으로 했는데, 달러도 모두 젖어있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보니 새떼가 집을 찾아돌아가는 풍경이 보였습니다.
한 할아버지가 버스가 금방 올거라고 말씀하셔서 기다려보니 정말로 할아버지가 예측한 시간에 맞춰서 왔습니다.
버스는 가끔 볼 수 있는 두칸짜리 버스였습니다.
이제 밤이 되어가고, 저의 힘들었던 여정도 끝이 나는군요.
바다에 빠진 일을 수습하고 짐을 챙길 시간이었습니다.
남들은 놀거나 짐을 싸거나 했겠지만 저는 샤워와 옷 세탁 및 건조부터 진행해야했습니다.
씻고 나서 세탁소에 가려고 보니 하늘이 독특한 색을 내며 빛나고 있었습니다.
곤란한 상황에 처한 저에게 헤어 드라이기를 빌려준 고마운 친구가 있어서 신발과 노트, 이어폰 등을 열심히 말렸습니다.
노트북은 대체로 이상이 없었으나 액정에 약간 얼룩이 생겼죠.
건조를 위해서 다시 나갔을 때는 이미 완전히 밤이 되어있었습니다.
가방과 옷이 어느 정도 말랐으니 짐을 쌀 준비가 되었습니다.
애런이 저도 먹으라고 한통 가득 사온 파란 게토레이입니다.
파워에이드와 매우 비슷한 맛입니다.
따라서 한국에는 챙겨가지 않고 한통 마시는 걸로 끝내려고 합니다.
몇몇 필요없는 짐은 버려야했습니다.
그 예로 티셔트에 붙어있던 옷 설명서입니다.
혹시 필요한 내용이 있는가 봤는데,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민달팽이에 대한 소개 위주로 보이는군요.
오늘 낮에 받은 수료증 포장지는 도저히 쓸 수 있는 가망이 없어서 버리게 되었습니다.
CVS 멤버십도 한동안 쓸 일이 없을테니 과감하게 버리고 왔습니다.
몇시간씩 걸려 말리는 작업과 포장하는 작업이 끝나니 제 침대와 제 자리가 정말 깨끗해졌습니다.
룸메이트들은 아무도 오지 않을 예정이기에 불켜고 밤을 샐까도 고민했지만, 오늘 너무 많은 일을 겪어서인지 졸음을 이기기 힘들었습니다.
아무것도 깔려있지 않은 침대에서 약 3시간 되는 짧은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아침이면 기숙사 퇴사 수속을 진행하고 공항으로 떠나는 일만 남았군요.
이제 정말로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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