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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떨리는 마음에 조금 느슨하게 준비한 시험을 볼 아침이 다가오고야 말았습니다.


아침에 간단하게나마 기출 문제를 다시 훑어보고 늦지 않게 시험 장소로 떠나기로 합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런던을 간다는 것이죠!



버스가 막 떠나간 듯 했습니다.


그 덕에 10분 정도 늦게 학교에 도착하게 되었죠.



오늘의 날씨는 불길하게도 잔뜩 흐립니다.



시험 시간이 15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급하기 SUSU 매점에 가서 카페인이 많이 든 에너지 음료와 간단한 아침거리를 사왔습니다.


이때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죠.



시험시간이 다가오니 이전 과목 시험을 봤던 학생들이 교실 밖으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누구도 들어가지 않네요?



들어갔더니 스태프 분들이 이전 시험지를 걷고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교실을 잘못 알았나 싶어서 여쭤보니 제가 맞게 찾아 온 것은 맞았습니다.


그런데 11시부터 2시간 보기로 한 시험이 사실은 11시 반부터 1시간 보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분명 어제 수업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죠.



다시 그대로 나가서 음료와 아침 과자를 먹기 시작합니다.


과자는 한국의 팝콘 치킨 과자처럼 조금 달거나 매콤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먹어보니 순수 소금의 맛!


10%정도 먹고 버리고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험이 많아야 20분 남았는데 공부를 계속하는 학생이 거의 없었습니다.


아무리 과목이 쉬웠다고 해도 진짜 이 많은 학생들이 자신감이 넘치게 공부를 하고 온 것일까요?


물론 저도 복습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되어 강의실을 들어갔더니 시험지와 답안지, 출석 확인 종이가 각 자리에 비치되어있었습니다.


비닐봉투도 하나씩 있었는데, 휴대폰의 전원을 꺼서 보관하는 용도입니다.


휴대폰은 따로 제출하지는 않는데, 메고 온 가방을 강의싶 전방에 두고 응시해야했습니다.


답안지는 조금 특이하게 생겼는데, 모든 과목에서 공통으로 쓸 수 있는 만능 답안지로, 전면표지에 과목명과 응시자 이름을 쓰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응시자의 이름을 쓰고 나면 종이를 접고 스티커로 붙여서 채점이 끝날 때까지는 채점자가 응시자 이름을 알 수 없게 만든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나저나 1시간 시험의 난이도는?


예상대로 쉽게 나왔습니다.


중간에 수학적 증명 테크닉을 묻기 위해 출제한 듯한 문제를 꽤 잘 푼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니 검도왕씨가 점심을 같이 먹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서 그대로 기숙사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단풍이 들었다는 것을 인식하기도 전에 앙상한 나무들을 보이게 되었군요.



시험이 끝나자 날씨는 소름이 돋게도 맑아졌습니다.



후다닥 도착한 기숙사 주방에는 이미 검도왕씨가 만들어 놓은 비빔밥이 있었습니다.


배고파서 빨리 먹기 위해 만들었다고 했죠.


이것도 나눠먹었습니다.



같이 먹자는 점심은 바로 이 메뉴를 뜻했습니다.


냉장보관 중이었던 삼겹살이죠.


삼겹살을 보니 신라면으로 비빔밥을 만들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합의 끝에 만들기로 합니다.



비빔면을 만드는 작업은 제가 맡았죠.



면이 익으면 체로 건져 열심히 씻어줍니다.



이전에 포스팅을 했듯이 양념을 만들어서 슥슥 비볐지요.



조금 먼저 완성된 고기와 척 걸쳐 먹으면 정말정말 맛있답니다.


자취하는 분들과 안 하시는 분들은 꼭 해먹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6시에 레슨을 하는게 어떻겠냐는 메일을 거절로 답장한 후 별도의 메일이 없어서 피아노 레슨이 취소된 줄 알았는데, 밥 먹는 사이에 2시에 보자는 메일이 와있었습니다.


지금 시간은 2시 20분!


열심히 달려나갔죠.


이제 다이나믹까지 고려하면서 연주를 하려고 하니 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연습을 더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기숙사로 돌아왔죠.


런던 가는 이야기를 하며 돌아왔는데, 일요일이 종전 기념일이라 큰 행사가 있을거라고 합니다.


일요일에는 강가를 걷도록하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토요일에 가야겠습니다.


방으로 돌아와서 필요한 짐들을 포장하고 떠날 채비를 마쳤죠.



사람들이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곧 저도 그들 중 하나가 됩니다.



타고 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렸습니다.


혹시 런던까지 가는 길에 무료 ATM이 없을지도 모르니 이미 써본 적이 있는 곳에서 현금을 뽑기로 한 것이죠.



ATM 기계가 보입니다.


현금은 숙소비를 내는데에 쓰일 것입니다.



버스가 오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걸어서 다음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제가 가려는 곳에 바로 가는 버스 대신 학교 정류장까지 가는 버스가 와서 일단 그 버스라도 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학교 정류장에서 갈아타는 데에 성공했죠.



주말이라서 그런지 시가지쪽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차가 꽉차서 짐을 들고 타기가 참 곤란했는데, Sainsbury's 앞에서 다들 내려서 조금 더 여유롭게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내린 곳은 이전에도 몇번 간 상가 Westquay와 인접한 마트 ASDA입니다.


이때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죠.



ASDA는 대형마트로 보였습니다.


더욱 자세히 알고 싶었으나 처음 가는 길인만큼 버스를 놓칠까봐 서둘렀습니다.



쭉 직진하면 가게의 출구가 보입니다.


지도에 따르면 저쪽에 버스 터미널이 있다고 했죠.



그런데 무료 ATM이 여기에?


진작 알았으면 버스를 바꿔타느라 늦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시간이 없으니 어서 움직이기로 합니다.



엘리베이터로 그라운드층까지 내려오면 바로 길 건너에 National Express 버스가 기다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우스햄프턴행 버스라고 되어있는데, 출발시간 20분 전쯤에 런던행 버스로 간판을 바꿨습니다.


기사님이 한명씩 표를 검사해주고 짐도 실어주었습니다.



한국의 시외버스보다 길이가 길고 자리수가 많아보였습니다.


저는 종점까지 가기 때문에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되었죠.



자리는 한국 버스보다도 불편했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등받이가 뒤로 거의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광고문구를 보니 등을 많이 젖힐 수 있는 자리는 프리미엄 자리인듯 했습니다.



드디어 제 발로 직접 사우스햄프턴을 벗어나다니!


뭔가 홀가분해졌습니다.



눈을 감았다 뜨니 어느덧 낯선 도시.


사람들이 중간에 내리는 것이 런던에 온 듯 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그 곳, 런던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내린 터미널은 버지니아 스테이션이었죠.



8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터미널에는 사람들이 많고, 다들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실내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많이 있었죠.



나가는 길을 한 컷 찍었습니다.


환전할 수 있는 곳도 있군요.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시립 도서관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둘러볼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숙소에 어서 가야했으며 비가 꽤 오고 있었기 때문이죠.



런던의 풍경은 사우스햄프턴과 완전히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물들이 훨씬 오래되어 보였고, 큰 현대식 건물도 많이 보이니까죠.



열심히 걷다가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던 그 순간에 지도가 보였습니다.


영국은 길마다 지도가 세워져있어서 길을 찾기 쉬운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계속 내려서 어서 가야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조금 넘겨 짚으며 움직이기는 했지만 말이죠.



지도에 따르면 이 길만 건너면 목적지가 나온다고 합니다.



와보니 아파트가 아주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이트에 적힌 주소를 참고하여 아파트를 알아봅니다.



오늘 제가 들어갈 아파트는 여기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들어갈까요?



숙소 주인분에게 연락을 해서 입장하는 방법을 여쭤보니 몇번을 호출하여 5층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는 그 번호가 2층이네요.


혹시 이것과 다른 건물인지 여쭤보니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10분 동안 엉뚱한 곳에서 빙빙 돌다니!



조금만 되돌아 나가니 바른 길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호출을 누르고 성공적으로 아파트에 입장했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의 내부 생김새가 영?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만 같군요.



버튼에도 불이 들어오지 않으며 현재 층도 표시가 되지 않는군요!


오래된 건물이라 그런 듯 합니다.



한 방에 침대가 5개가 있었는데, 저와 방을 공유하는 사람은 2명이 더 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컵라면 저녁을 먹게 되었습니다.


숙소에 대한 이런 저런 규칙을 듣고 저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방에서 포스트를 썼죠.



샤워실의 모습 역시 옛건물스럽지만, 이미 Wessex Lane에 익숙해진 저에게는 완전 신설 건물이었습니다.


여행을 하게 된다는 그 두근거림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잠에 빠지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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