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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교환일기 쓴지 벌써 16일차.
많은 일을 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이렇게 되었네요.
오늘 저는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던 이 장소를 떠났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그리워할 듯 하네요.
그 동안 주방에서 요리했던 기억, 아침부터 수업 가기 위해 부랴부랴 튀어나온 기억 등이 꼭 어제만 같은데 말이죠.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너무 기뻤던 시간들이죠.
저는 이제 짐을 싸서 Montefiore Hall A에서 완전히 나왔답니다.
그리고 새로 정착한 Hall B에서 열심히 지내서 앞으로도 기쁠거랍니다.
룰루.
어리둥절한 분들을 위해 들려드릴 오늘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기숙사에는 여전히 차가운 물만이 나오고 있음을 확인하였기에, 과감하게 오래 자고, 간략한 아침 당분을 섭취하였습니다.
뜨거운 물만 틀어도 미지근한 물이 나오는데 도저히 샤워를 할 수가 없다고 판단했죠.
오후에는 고쳐져있기를 바라며 캠퍼스로 떠났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입니다.
다시 기숙사로 돌아가서 우산을 챙겨왔지만 금방 그치고 쭉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지각 위기라 급히 계산이론 수업을 가느라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끝나고 나서 필기를 위한 노트를 사겠다는 마음으로 SUSU 매점에 방문 했죠.
여기 매점에는 갓 구운 빵을 팔고 있었습니다.
한국에 있던 제 학교에서도 밥버거나 삼각 김밥을 비치하고 있던 것이 생각나요.
다음 수업시간까지 조금 여유가 남아서 포스팅도 어느 정도 하고 가겠다고 마음 먹습니다.
제가 구매한 에너지 드링크와 공책입니다.
사우스햄프턴 대학교 이름이 적혀 있기에 덥썩 구매하였죠.
그리고 도서관에 와서 음료를 마시며 펼쳐보니 이게 웬걸?
1년치 다이어리였던 것입니다.
저는 이미 잘 쓰고 있던게 있었기 때문에 필요 없을 뿐 더러 제가 필요한 공책도 아니었죠.
그대로 다시 가서 환불하고 새로 샀답니다.
깔끔한 무제 노트를 골라왔습니다.
사실 똑같은 디자인의 다른 색상 공책 밖에 없었던 것은 비밀입니다.
우주론 수업 강의실이 화요일과 다른 장소로 배정되어있습니다.
이 건물은 사실 이전 포스팅에도 한번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한 음대 근처 이름 모를 건물이 바로 이 건물이었던 것입니다.
묘한 반가움이 느껴집니다.
저번 우주론 수업에 잠깐 등장했던 우주 시뮬레이션을 강의실 컴퓨터에서 다시 실행 중인 모습입니다.
에러창과 함께 시공간의 한 사건(event)으로 남은채 영원히 과거로 가버렸답니다.
이번 수업에는 도플러 효과와 허블 법칙에 대해 배웠는데, 허블 법칙을 이용하여 예제를 실시간으로 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눠야 할 것을 계산기에 곱하기를 하는 바람에 틀린 답을 고를 뻔 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정답으로 고친 것이 아주 통쾌했습니다.
수업이 다 끝나고 점심 식사를 위해서 기숙사로 떠납니다.
항상 사람이 많아서 버스를 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죠.
오늘의 요리 재료로 쓰고 싶던 것들입니다.
결국 계란과 견과류는 쓰지 않고, 대신 고추장을 꺼내왔습니다.
닭고기, 감자, 피망, 양파를 적당한 크기로 잘 썰어줍니다.
닭고기를 먼저 볶기 시작하여 노릇노릇해지는 것을 확인한 뒤, 야채를 볶아줍니다.
이것은 한국인의 쌀과 피이니라.
한국인은 이것만 있으면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죠!
고추장을 한 스푼 떠서 함께 볶습니다.
기름 조절을 실패해서 프라이팬에 기름이 보이는 것은 애써 무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자주 보여드렸던 푸실리 바질 페스토 파스타입니다.
완성된 음식 사진입니다.
보이시는대로, 맛있습니다!
그런데 밥을 먹고 있는 동안 플랫 메이트 왓츠앱 톡방에서 들려오는 긴급 소식!
제가 사는 Block A 학생들이 모두 Block B로 옮기게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찬물 현상 때문이죠.
다시 말해서 보일러가 고장났기 때문에 여기 있는 동안에는
월요일까지 짐을 빼야한다고 합니다.
당장 내일 아침 샤워할 곳이 없으니 어서 짐을 옮겨야하긴 하는데,
지금껏 쇼핑했다는 포스팅만 몇개인데 그 짐을 언제 포장해서 옮기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우선에 어떤 방으로 배정되었는지 보고 오기로 마음 먹고 Reception에 다녀왔습니다.
건물의 한쪽 끝이었던 이전 방과 다르게 건물의 중심에 해당하며, 창은 여전히 서향으로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주방은 반대쪽 복도에 있었고요.
그렇지만 따뜻한 물이 나오고 개별 난방이 되어 방이 포근하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었습니다.
다시 밥을 먹었던 옛 주방으로 돌아와서 설거지를 하고 쉬려고 하는데 플랫메이트들이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간다고 합니다.
교환권이 있어서 먹는다는데 저랑은 무관한 이야기인줄 알았죠.
그런데 저도 열쇠가 담긴 봉투에서 교환권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까지만 쓸 수 있는 학식 교환권이었습니다.
오늘이라함은 1시간 30분 정도 뒤에 끝나는 저녁시간을 뜻하는 것이었죠.
당일 오후에 나눠주면서 저녁까지 쓰라니?
늦게 점심을 먹었던 저는 내키지 않았지만 기숙사 학식 시스템이 어떤지 체험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무료니까, 결국 저녁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저기 멀리 보이는 작은 건물이 식당이 있는 곳입니다.
식당에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여기는 기숙사 옵션 중 기숙사 식당을 사용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사용하기를 선택한 학생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전에 소개해드렸던 캠퍼스 내 학식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메인 요리 중에 하나를 고르면 영양사 분들이 담아주고, 나머지 식단을 제가 골라서 채우는 것입니다.
디저트에는 냉장고에 들어있는 차가운 디저트가 주가 되었습니다.
혹은 퐁당 쇼콜라나 수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상당히 고가의 교환권이라 디저트를 2개 고를 수 있었지만, 원래는 원칙 상 디저트나 수프 중 하나를 고르는 것입니다.
구운 채소나 샐러드 중에서도 하나를 고르는데, 샐러드가 있는 줄 모르고 채소를 고른다고 이야기했다가 잉여 비용을 샐러드를 담아오는 데에 몽땅 바쳤습니다.
음료도 커피나 쥬스 중에서 선택하여 하나 마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골라온 식단입니다.
치킨 커틀렛, 빵, 호박 튀김, 삶은 애호박과 호박, 샐러드, 사과 주스입니다.
플랫 메이트들이 다 같이 앉아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합니다.
식당의 다른 모습입니다.
저는 배가 불러 튀김과 빵을 많이 남겼고, 다른 학생들은 빵을 제외하고 거의 다 먹었습니다.
건물의 다른 방향으로 가서 무엇이 있는지 구경하는데, 라운지를 발견하고 입장했습니다.
라운지에는 게임기, PC 등 놀거리가 많고 앉아서 쉴 의자도 아주 많았습니다.
탁구대와 당구대도 있었는데, 플랫 메이트들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들 맥주 마시고 캠퍼스 주점 가서 놀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조명 장식물이 신기하게 생겨서 찍어 왔습니다.
5분도 안 머물고 다 같이 기숙사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저는 짐을 어서 옮기고 수영장을 가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죠.
라운지의 맞은 편에는 공부방이 있어서 학생들이 조용히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개강 첫 주인 지금부터 공부를 하고 있던 것을 보았습니다.
쓰레기를 처리하고 짐을 하나씩 싸서 가지고 있던 가방에 나눠담다 보니 큰 이불을 제외하고 모두 정리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2번 이상 다녀가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저녁을 먹기 전 이미 모든 짐을 옮긴 옆 방 친구 아이반이 등장해준 것입니다.
혹시 이불만 들어주는 도움을 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친절하게도 도와준다고 화답하였습니다.
고마워요, 아이반!
이제 정든 이 방과 작별합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다른 방 맞습니다.
옷장 받침 색이 많이 바랬지만, 결코 먼지는 아닙니다.
세면대에는 찬장 형태의 보관함이 없어졌습니다.
이런 저런 조건이 매우 비슷해서 적응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10시에 수영장이 닫는데, 8시 30분이 넘었기에 서둘러 수영장으로 떠났습니다.
아무도 서있지 않은 적막한 버스 정류장의 풍경입니다.
버스를 타기까지 몇 분이나 더 기다려야했습니다.
9시에 도착한 캠퍼스의 풍경입니다.
찍고 보니 꽤 멋있는 사진이네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말이죠.
수영장 및 체육관이 아직 하고 있기에 열심히 달려가서 입장했습니다.
꼭 수영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왔는데, 가보니 레인도 다 치우고 사람들이 깊은 쪽 풀장에 서서 떠들고 있는 것입니다.
가드에게 물어보니 동아리가 쓰고 있어서 동아리원이 아니면 쓰지 못할 거라고 제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어서 동아리인척 하고 슬쩍 끼어들어갔는데, 혼자 수영모를 써서 아닌 것이 바로 들켜버렸습니다.
수상 생명 구조 동아리인데, 수영장 닫는 시간까지 예약을 했기때문에 수영은 못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대신 생명 구조를 배우고 싶다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솔깃해져서 그 자리에서 가입하지도 않은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용한 기술을 몇개 바로 배우고 물에 빠진 사람 역할도 했는데, 구조 상황극하는 도중에 제 무릎이 까지는 사소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구급대원에게 거즈와 밴드를 받고, 아서라는 동아리 회원이 동아리 이름을 알려주기 위해 스티커 용지에 적어서 제 손 위에 붙혀주기도 했습니다.
바라던 수영은 아니었지만 유익한 하루였죠.
기숙사에 돌아와서 사진을 한 장 찍었죠.
원래 이 시간만 되면 방이 너무 추웠는데, 기숙사 복도와 방 모두가 매우 적절한 기온을 유지해서 편안해졌습니다.
수업이 전날보다 늦게 있기 때문에 새 방에서 인터넷을 조금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이제 인트로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시죠?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 하루도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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