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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익숙하게 생긴 방이지만, 결코 익숙한 느낌을 주지는 않았나봅니다.
아침에 수업을 가기 위해 정식으로 일어나기 전까지 2번이나 더 새벽 기상을 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자다깨다를 반복한만큼 날이 흘렀다고 생각했는지, 무릎을 다친 일조차 일주일 전 사건인 것만 같습니다.
11시에 제가 가장 기다리고 있던 수업인 '오케스트레이션과 편곡' 수업이 있어서 마음이 다소 들떴습니다.
그러나 들뜬 마음과 별개로 느릿느릿 움직이는 몸!
그래도 피곤함을 극복하고 이사를 한 덕에 따뜻한 물로 샤워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밥을 먹기 위해 어제 먹고 남아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푸실리 파스타를 먹으러 옛 기숙사로 떠났습니다.
새 기숙사 뒷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옛 기숙사
아직도 몇몇 방은 사람이 머물고 있다는 흔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침으로 먹기에 적지 않은 양이긴 하죠!
그렇죠.
그래서 다 못 먹었습니다.
정확히는 전자레인지에서 꺼내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수업 시작까지 25분 정도 밖에 안 남아서 대충 먹고 다시 냉장고에 넣어버렸던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가방을 다 챙겨서 밥 먹으러 왔기에 버스 정류장으로 바로 갈 수 있었고, 늦지 않게 수업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 강의실은 학교 내 극장 건물이었는데요, 극장에서 수업한 것은 아니고 건물에 속한 작은 강의실에서 진행했습니다.
건물을 딱 들어서는 순간 보이는 위치 안내 표시입니다.
강당쪽으로 가는 방향을 선택하여 갔지만 그 어디에도 제가 갈 강의실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형광색 조끼를 입으신 분들께 여쭤봤는데, 그 분들은 UniLink 기사 분들이라 학교는 모른다고 대답하시더군요.
알고보니 위 사진에 보이는 벽이 강의실 벽이었습니다.
즉 벽 뒤에 강의실이 있던 것이죠.
강의실에 입성!
한번도 음대 근처에도 못 가봤기에 심각하게 긴장이 되었습니다.
악기 연주도 못 하고 음감도 아직은 심히 부족하기에 과연 이 강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심지어 앞자리에 앉은 학생들이 떠드는 것을 들어보니 한 학생이 작곡을 즐겨한다고도 하네요.
그러던 중에 아주 유쾌한 교수님이 입장하여 모두에게 인사하였습니다.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겠다며, 이 학교를 온 이래 처음으로 출석을 불렸습니다.
한국어 이름이 어렵다고 하셔서 영어 이름을 물으시길래, 얼떨결에 예전에 영어 학원에서 받은 이름을 이야기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두꺼운 책을 보십시오.
음악에 푹 빠진 루두두는 어떤 힘을 가진 책을 만지듯 조심스레 다루었답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도 있었습니다.
감동적!
저 악보를 연주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곧 바로 다음 수업으로 달려갔습니다.
계산 이론 Tutorial 시간이었는데, 이럴 수가?
그냥 강의였네요.
그럼 Tutorial은 도대체 뭐하는 시간일까요?
고민해봤지만 45분이라는 짧은 수업시간은 금방 휙 지나가고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이후 도서관에 가서 포스팅을 하나 또 끝냈더니 시간은 3시가 넘어가버렸죠.
푸실리 샐러드로 하루를 버틸 수는 없으니 밥을 먹기로 결심합니다.
요리는 주방 도구들을 옮기는 과정이기에 조금 곤란했으니 외식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자주 갔던 아시아 식당 거리의 모습입니다.
여기 포스트에서 먹었던 그 케밥집인데, 재미있는 간판이 있어서 찍어봤습니다!
저는 영국와서 살이 찌고 있을까요?
제가 오랜 장고 끝에 고른 식당입니다.
중국식당은 죄다 현금만 받아서 상당히 번거로운데, 여기는 한 손님이 카드 결제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대로 들어갔죠.
카운터 아저씨는 영국 분이신 듯 하셨습니다.
아주 친절하게 손님을 대해주시고 손님들에게 농담도 하시는 것이 참 재미있으신 분이셨습니다.
알고보니 오늘 처음 카드 결제기를 써보는데, 제가 봤던 그 손님이 카드 결제 1호 손님, 제가 2호 손님이었다고 합니다.
해물 팟타이!
라임을 뿌리고 나니 아주 고소하고 다소 달달한 맛있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가격은 좀 세지만, 양도 풍부했기 때문에 추천!
오케스트레이션 책을 읽다가 식당 밖으로 나가니 카운터 아저씨가 내일은 늦지 말고 오라고 농담을 하셨습니다.
영어로 농담을 들으면 바로 받아칠 생각이 잘 안 나고 우선 이해하고 웃는 데에 타이밍을 다 쓰는 것 같아서 조금 걱정입니다.
앞으로 실력이 좀 늘겠죠!
이후 방으로 돌아와서 한국에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7시 30분에 예정된 피아노 동아리 첫 모임에 가게 되었습니다.
15분 정도 지각을 해서 동아리 설명은 하나고 못 들었는데, 피아노 일대일 교습을 받고 싶은 사람 신청하는 시간이라 저도 초급 단계 수강생으로 신청했죠.
피아노 동아리의 모임시간입니다.
사실 저걸 등록하면 나갈 수 있는데, 아무도 안 나가고 있었죠.
피아노를 치려는 사람들이 피아노를 치고, 관중석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끝나면 박수를 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무슨 일정이 더 있어서 사람들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을 확인하고 나왔습니다.
한 동아리 임원 학생이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작곡한 노래가 유튜브에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왔죠.
이후 도서관에 가서 음악 도서가 있는 층에서 말러의 교향곡 악보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오케스트레이션 교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쭉 훑어보았더니 그런 대곡들이 어떻게 완성이 되었는가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죠.
영국와서 자주 들었던 2번의 자필 악보를 보면서, 디지털 기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전 작곡가들이 악보를 어떻게 썼는가 보며 감탄도 하였습니다.
어렸을 때 클래식 음악을 자주 감상했었는데, 그 때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은 교향곡이었어요.
당시에 그 음악들에서 무엇을 감상해야하는지를, 즉 곡의 구조나 서양 음악의 박자 개념이나 조성 개념 등을 조금 더 잘 설명해주는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제가 수학을 공부한 만큼 음악학도 공부하지 않았을까요.
지금이라도 열심히 배우고 있어서 스스로 많이 뿌듯하답니다.
그 어린 나이에도 그랬듯 언젠가 저도 저의 교향곡을 세상에 보이고 싶습니다.
음악 용어로서의 교향곡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방에 와서 여러 노래들을 감상하다가 잠이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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