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일기 Day+23] 방콕데이

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아침 9시 수업과 함께 또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버스를 타러 갔더니 벌써 사람이 이만큼 서있었습니다.

과연 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버스가 한 대 밖에 없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다음 올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꽁무니로 갔더니, 아니라 다를까 버스가 내 앞에 '착'하고 도착했습니다.

바람이 불어 쌀쌀할 것만 같던 날씨는 아주 쾌적했습니다.

계산이론 강의실 가는 길입니다.

지난 주에 한 번도 안 올렸으니, 어제에 이어 한 번 더 올립니다.

많이 구경해주세요.

교수님께 싸인도 받고 포스트를 쓰려 가려고 보니 날씨가 그 사이 확 흐려져버렸습니다.

비는 오지 않았으면 하는데, 하늘이 저의 바람을 들어주면 좋겠습니다.

흐려진 지붕을 뚫을 수 있을까요.

도서관에서 포스팅도 하고 예습 강의까지 들은 후 강의실로 가는 모습입니다.

점심 시간 이후이기 때문에 캠퍼스에 많은 학생들이 방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삶이란 유목과도 같은 법입니다. 

이 과목도 교수님께 서명을 받고 난 뒤 도서관으로 갈까하니 이럴 수가.

점심을 못 먹은 덕에 배가 고파진 것입니다.

안 그래도 Reception에서는 열쇠를 반남하라는 메일도 오고 그랬으니 기숙사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데 무엇인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수업을 듣던 그 짧은 2시간동안 비가 왔었던 것입니다.

놀랍게도 온 바닥을 적신 비는 수업이 끝났을 때는 오지 않았죠.

고픈 배를 움켜쥐고 기숙사로 돌아갑니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토스트에 도전합니다.

토스트가 따뜻하게 잘 익었을 때 버터를 발라서 한번 더 구워줍니다.

빵만 먹으면 허전할 테니 치즈도 하나 넣어서 빼꼼 드러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걱정 문의가 빗발쳤습니다.

열쇠를 Reception에 반납하고 유심히 자판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음료보다도 스낵 종류가 더 많은 것은 한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하이테크 인쇄기 역시 Reception에 있었죠.

앞으로는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저녁을 어떻게 해결하나 고민이 많았었는데, 토스트를 먹을 시점부터 플랫 메이트 대화방에서 저녁에 피자를 시켜먹을 사람이 있을지 구인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마침 멀리 나가기도 좀 그랬고, 요리할 아이디어도 잘 안 떠올라서 합류를 했어요.

이후 열쇠 반납 이후로 기숙사 밖으로 나가지 않았답니다.

졸음에 조금 잠들기도 했죠.

그러다가 7시 30분에 3층 주방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이미 다시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플랫 메이트 4명 정도에 처음 뵙는 분 3명이서 1인 1판을 시켰습니다.

얼마 이상을 시키면 50퍼센트 할인을 해주는 이벤트 중이었죠.

한 사람당 스몰 하나씩 골라서 인터넷 주문을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돈으로 1만원 정도 되었습니다.

도착한 1인 1피자의 모습입니다.

콜라는 포함 안 되어있으며, 사진 속 콜라는 처음 뵙는 분 중 한 명이 시킨 것입낟.

저는 멕시칸 페스타라는 맛을 골랐습니다.

닭고기 토핑이 올라가있었고, 피망, 양파 등 우리가 예상하는 채소가 들어간 피자입니다.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피자와 동일한 셈이죠.

피자를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데, 자다가 온 저는 정신이 없어서 이야기에 평소만큼 많이 참여하지는 못했습니다.

1시간 정도의 피자 타임이 끝난 후, 방으로 돌아가서 한국의 가족과 통화를 하고 Leonard Cohen의 가사를 옮긴 뒤 잠들었습니다.

전날 너무 많은 이벤트가 있다보니 저녁부터 평화롭게 방에서만 보낸 것도 훌륭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너무 오래 방에만 있으면 교환학생의 의미가 조금 퇴색될까봐 걱정이긴 하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