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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다시 한 주 일과의 시작은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요거트인 꿀 요거트를 꺼내보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지중해 식단의 주 식재료들이죠.



거기다가 견과류까지 곁들여 먹었습니다.


일어나서 쓰기 시작했던 포스트를 학교 가서 마저 마무리하기 위해 간단히 먹었던 것입니다.



오늘의 날씨 역시 요 며칠과 같이 흐렸습니다.


정오에 가까운 시간임에도 이렇게 어둡습니다.



캠퍼스는 점심시간이 마무리 되는 시간이라 어딜 보더라도 사람이 많습니다.



반대 방향을 찍은 모습입니다.


건물은 도서관입니다.



포스트가 긴 만큼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사전 강의를 시청한 다음에 수업 가기 전까지 시간이 좀 남은 것을 확인하고 매점으로 향했습니다.



오늘도 이 다양한 음료 중 하나를 선택하기로 했죠.



최종적으로 고른 것은 수업을 맑은 정신으로 들을 수 있게 도와 줄 에너지 음료였습니다.


이국적 과일 맛인데 오렌지 맛?


아무래도 한라봉인듯 합니다.



오늘은 평소와 다른 방향으로 우주론 강의동을 향했습니다.


지금에서야 안 것은 이 쪽 길이 훨씬 더 가깝다는 점입니다.


역시 습관은 무섭습니다.


우주론 수업에서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미처 이해하지 못했지만, 정말로 심오한, 물리학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에 부합하는 기념물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는 저녁을 먹기 위해 기숙사로 돌아옵니다. 



저녁을 하기 귀찮아서 누워있다가 고기라도 구워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주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불닭볶음면도 같이 먹기로 했죠.



짜파게티와 다르게 불닭볶음면의 스프는 완전한 한국어로 적혀있습니다.


분명 성분표가 영어로 적힌 수출용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고기가 식는 것을 눈 뜨고 보지 못하겠는 마음에 아슬아슬한 동시 조리를 시도해봤습니다.



나름 괜찮게 완성이 되었습니다.


역시 불닭볶음면 2개는 맵습니다.


남은 요거트를 완전 다 비워버렸네요.



너무나도 섬유질이 그리운 마음에 자두도 2개나 먹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점심과 저녁을 대비하니 몸에 안 좋아보이네요.


이제부터는 저녁을 폭식하지 않고 점심을 잘 챙겨 먹기로 마음 먹습니다.



먹은 게 먹은 것이다보니 소화도 시킬 겸, 밤 공기를 느끼며 산책할 겸 등 각종 핑계로 산책을 나왔습니다.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오늘 밤 저는 버스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학교로 올라가는 골목입니다.


4시쯤만 되면 항상 차가 많이 막히던 바로 그 골목이었죠.


저는 걸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어제 밤에 잠들기 전, 제가 2015년과 2016년 초에 선호하던 음악들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지금은 제가 어떤 노래를 좋아할까요?


지금의 제가 목록을 선정한다면 어떤 목록이 나오게 될까요?


사진은 캠퍼스 입구입니다.



스스로 작곡다운 작곡을 시작한 것은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였습니다.


2016년 가을에는 꽤 괜찮은 노래를 하나 쓰기도 했죠.


그 때는 음악 이론에 대한 지식이나 기초적인 음감이 지금보다 많이 부족했었죠.


그럼에도 감으로 괜찮은 노래를 지었던 것입니다.


사진은 도서관의 뒷편.



그 시절에는 제가 엎드려 절하기를 마다 않던 노래의 석상들이 전시된 만신전이 있었습니다.


2016년 가을에 썼다는 그 노래는 Prince, Elliott Smith, Nirvana에게 경의를 표하며 쓴 노래들입니다.


음악을 숭배하는 태도가 사뭇 미신적이라고 느껴지던 것은 공부를 조금 더 한 이후였습니다.


처음 음악 공부를 시작한 것은 작곡을 하다보면 부딪히는 벽을 돌파하여 더 좋은 노래를 쓰기 위함이었죠.


음감을 기르며 화성을 공부함으로써 만신전에 더욱 많은 노래들을 끌어오려고 했던 것이 저의 마음가짐이었는데,


음악에 대한 이론적 공부를 한 저는 되려 저의 만신전을 무너뜨렸습니다.


사진은 SUSU 건물 옆 계단.



신전이라는 건물은 사라져도, 그 속에 빛을 내던 동상을 치우지는 않았습니다.


The Beatles나 David Bowie 등은 반짝반짝 빛나며 그 자리에 서있죠.


차이점은 이제 더 이상 신전의 외부와 내부의 구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2016년 가을 이후 2년간 조금씩 진행되온 이 철거 작업은 좋은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더욱 많은 보물들을 받을 수 있는 열린 마음을 얻게 되었다는 점이죠.


Miles Davis, Charles Mingus등이 먼저 제게 찾아 온 이후 볼빨간 사춘기, 레드 벨벳, 말러, 스트라빈스키, Taylor Swift 등 많은 좋은 노래들을 수집할 수 있게 되었죠.


사진은 캠퍼스의 동쪽 끝.



이런 다양한 음악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스스로 많은 것을 바꿨습니다.


우선 음악을 들으면 순음악적인 분석을 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음감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코드 분석은 여러번 들어야할 정도로 속도가 느리지만, 리듬 분석이나 구조 분석, 악기 구성 분석은 음감이 부족한 제가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사에 대한 고려 등은 흔히 뒷전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또한 음색에 대한 감상 역시 조금 뒤로 밀리게 됩니다.


음색은 장비와 음악을 듣는 환경에 따라 달라지고, 흔히 음악이론으로 불리는 지식에서는 아직 음색을 묘사하는 용어가 잘 정립되어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분석 없이도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것입니다.


분석에 너무 집중하여 감상의 아름다움을 놓치게 된 것일까요?


사진은 제 마음에 쏙 들었던 교내 공원에서 찍은 풍경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분석은 감상을 해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분석이란 결국 집중해서 듣는 것이며, 집중해서 한 번 듣는 것은 대충 열번 듣는 것보다도 밝게 아름다움을 비춰줍니다.


또한 분석이란 음악을 명확한 용어와 개념으로 객관화시키는 것이기에 내가 느끼는 음악적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에게 뚜렷하게 전달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다만 제게 희생된 것은 너무 음악을 객관화시켜버린 나머지, 음악을 듣고 가질 저의 감정을 깊이 고려하지 않게 된 점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곡 그 자체와 곡에서 제가 느끼는 감동을 분리시켜버린 것, 그리고 이를 되돌릴 수 없는 것.


이것이 가장 큰 희생이었습니다.


사진은 같은 공원에서 다른 방향으로 찍은 사진.



두 사람이 같은 노래를 들었을 때, 두 사람이 떠올리는 생각이나 품게 되는 감정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노래의 멜로디, 화성 진행, 악기 구성 등은 전혀 다른 게 없음에도 그런 일이 생깁니다.


심지어 두 사람이 아니라 같은 사람이 같은 노래를 시간 간격을 두고 들었을 때도 이런 일이 생깁니다.


감정 뿐만 아니라 곡의 의미를 바라볼 때 역시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닐 것입니다.


나의 취향과 시각이 시간에 따라 바뀐다면, '내가 이 노래를 좋아한다', '나는 이 음악이 이런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라는 선언은 큰 의미가 있는 말일까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란 딱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접착력이 약해져서 떨어져나가는 나약한 이름표일까요?


사진은 학교 경계에 위치한 학생 상점.



요즘은 작곡을 하고 싶어도 아이디어의 부재로 인해 진행이 잘 되지 못하곤 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위에서 언급한 자기 의심과 영감의 제초 작업을 통해 느낌대로 노래를 만드는 태도가 꺾여버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노래란 있을 수 없겠지만, 나의 노래는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만은 좋은 노래여야 하지 않을까요?


또 음악을 순음악적인 용어 없이 오직 감성의 언어로만 표현하여 전달하기에는 제한적인 점이 많지만, 그래도 나 자신의 노래에 '여기에는 이런 감정이, 저기에는 저런 감성이 담기기'를 의도하는 것을 그 누가 비판하겠습니까?


나 자신을 제외하면 말이죠.


요즘 제가 그랬던 것처럼.


이 점을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것이었죠.


사진은 Portswood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더 나아가서 제 자신의 노래가 아닌 그 어떤 노래를 들을 때에도 감정에 솔직해지지 않을 이유가 없겠습니다.


그리고 음악이 지니는 의미는 결국 내가 그 음악을 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에서 느끼는 지금 나의 감정을 바탕으로 찾아나가는 것이죠.


이전에는 팝에서 가사와 노래의 연관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가사를 최대한 안 보려고 하거나, 음반의 트랙 리스트 배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곡 하나하나 자체에 집중하곤 했습니다.


(아주 최근에 발매되는 음반들을 의미합니다. 개별 곡이 모여 이루어진 음반이라는 큰 단위로 음악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50년전에는 흔히 있던 일입니다.)


그러나 작곡가나 작사가, 제작자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혹은 가지지 않고 음악을 만들었든 간에 음악의 의미는 청자 각각에게 있는 것이죠.


따라서 너무 꽉 막히게 생각하지 않고 가끔은 가벼운 마음으로 이런 비음악적인 요소들에도 관심을 주려고 합니다.


그런 디테일을 발견하는 과정 역시 그저 재미있기 때문에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진은 Sainsbury's 근처에 있는 호텔의 모습입니다.



지금 제가 좋아하는 노래나 음반의 목록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어느덧 사고가 여기까지 미치게 되었습니다.


지름길로 건너가서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어떤 노래와 음반들을 좋아할까요?


예전에 목록을 만들던 그때와 감상법 자체가 많이 바뀌어 빠르게 답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면, 그리고 독자 여러분들이 궁금해한다면 언젠가 공개가 되겠죠.


긴 세상 소리 포스트가 될 수도 있지만, 제가 작곡한 음악으로 그 목록을 대신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진은 밤의 Sainsbury's입니다.



저녁의 사우스햄프턴은 별로 춥지 않았습니다.


맨투맨에다가 코트를 입었는데, 코트를 벗고 다녀도 무방할 정도로 따뜻한 날씨였죠.


밤에는 학교가 조용할 줄 알았는데, 캠퍼스 차도는 차가 끊임없이 다녔습니다.


Sainsbury's 쪽으로 나가는 길은 행인도 많아서 꽤 시끄러운 편이었어요.


사진은 Sainsbury's에서 시가지로 가는 쪽 방향 큰 길입니다.



Sainsbury's 앞까지 가고 나니 오늘 걸어서 갈만한 곳은 다 가보았다고 생각하고 걸어서 돌아오기로 합니다.


버스를 탈 수 있었지만, 운동한다는 마음으로 계속 걸었습니다.


45번 건물이라고 하는데, 용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건물이 혼자서 환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2시간 20분이나 걸린 산책이 마무리되어 기숙사까지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10시 30분 가까이 되었지만 멀리 놀러가려는지 학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1시 넘으면 끊기기 시작할텐데?


방에 와서는 내일 어떤 일정이 있는지 찬찬히 돌아보다가 잠들었습니다.


수요일은 원래 수영을 하기로 한 날인데 브레이크 댄스 동아리 연습시간이 있어서 어떻게 일정을 조율할까 고민하다가 잠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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