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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5시간 정도 잠든 후, 알람과 한국에서 온 연락을 받고 제 시간에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7시에 소집이라니.


새벽에 기숙사를 나섰습니다.



아직 너무나 어두운 이곳에 가로등만이 빛이 날 뿐.



버스 정류장에는 예상대로 아무도 없습니다.


놀랍게도 몇 분 뒤에 다른 학생들이 합류했지만 말이죠.



학교의 모든 건물이 잠겨있습니다.


학생증 카드를 찍어도 접근할 수 없죠.



Faith and Reflection 센터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시동이 걸리고 있는 승합차입니다.


학교에서 대여한 것으로, 학교 로고가 박혀있죠.



해가 조금씩 뜨기 시작할 때 출석 체크를 시작했습니다.


날씨는 조금 쌀쌀했으나 조금씩 기온이 올라감이 느껴집니다.



저는 승합차에 탑승했습니다.


누구의 차인지 잘 모르는 승용차 2대도 함께 왔기에 총 3대 중에서 골라탈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승합차보다는 높이가 조금 높은 편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이 차를 미니 버스라고 부르더군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고 싶었는데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약 1시간 뒤에 도착한 곳은 영국의 휴게소.


굳이 나갈 필요성을 못 느꼈으나 지금이 아니면 언제 올까 싶기도 해서 내렸습니다.



휴게소가 얼마나 좋을까 싶었는데, 한국보다 좋아보입니다.


무엇보다 각종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입점하여 운영되고 있는 점과 규모가 크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맥도날드는 24시간 운영한다고 하네요.



내부의 모습을 일부 찍었습니다.


휴게소보다는 쇼핑몰이나 공항 식당가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화장실을 들렀는데, 화장실에서 씹는 치약을 팔고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물건에 신기해서 한 장 찍었습니다.



자선 사업 광고 역시 보았습니다.


변기를 나눔한다는 사업 아이디어 역시 한국에서는 못 본 것 같아서 찍었습니다.


유머의 포인트는 화장실에 있는 광고라는 점이죠.



패스트푸드 식당도 있지만, 식료품 상점과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들이 가득합니다.


맥도날드에서 맥모닝 세트를 주문하고 곧 바로 물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차를 탄 다른 일행들이 어딨는지 몰라서 늦을까봐 후다닥 차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휴게소에는 여관도 있었습니다.


밤샘 운전을 하는 기사들이 쉬고 갈 수 있는 장소로 보였습니다.



차에 도착하니 휴게소에 가지 않고 자고 있던 사람들 말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즉 휴게소 간 사람 중에는 저만 혼자 돌아온 것입니다.


사진 속 맥모닝 세트를 맛있게 먹고 차 밖으로 나가 쓰레기를 치우고 올 무렵 다른 사람들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곧 차가 출발했죠.



휴게소를 빠져나온 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유소에 도착했습니다.


셀프 주유소인데, 큰 편의점도 함께 운영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렇게 1시간을 더 잠들었더니 신기한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현대 도시에 기다란 성벽이 세워져있었던 것입니다.


캔터베리에 도착했던 것이죠.



제일 먼저 간 곳은, 당연하지만, 주차장입니다.


맑은 오전 하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캔터베리 대성달을 향해 다들 한걸음씩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성벽과 표지판과 계단.



계단에는 각종 낙서들이 많았습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사우스햄프턴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것이 보입니다.



어떻게 한 건지 궁금할 정도로 다리 위에도 낙서가 많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우리가 걷던 이 길은 잘못된 방향이었습니다.


그대로 돌아나왔죠.



캔터베리 거리에 세워진 옛 건물입니다.


안내판을 읽지 못하여 유적인지, 현재도 쓰이는 건물인지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모든 건물이 다 똑같이 생긴 사우스햄프턴과 다르게 다양한 볼거리를 주는 캔터베리의 거리.



벽돌이나 돌로 지어진 건물이 참 많았습니다.


시계가 걸려있는 돌벽 건물이 신기해서 하나 찍었습니다.


그러나 진짜 놀라운 거리는 그 다음에야 나왔죠.



근대시대 이전에 지어진 듯한 건물이 쭉 이어진 거리입니다.


여기에는 각종 카페, 식당, 상점들이 활발히 운영중이고, 관광객과 주민들이 어우러져 혼잡했습니다.



할로윈 용품을 팔고 있는 상점인데, 마치 해리포터 시리즈의 한 장면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심지어 서브웨이 샌드위치조차 해리포터화 되어버렸군요.



거리의 끝에는 거대한 문이 있었습니다.


놀이공원에나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모습에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저게 무엇일까 싶기도 했죠.


금방 알게 되었지만, 캔터베리 대성당을 입장하기 위한 입구였습니다.


학생 단체팀으로 온 저희가 입장하는 동안 경비원들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 문은 테마를 맞춰 지은 것이 아닌, 진짜 옛날 대문인 점에 다시 한 번 이상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약간의 공사가 진행되는 캔터베리 대성당의 모습입니다.


한쪽 끝이 사진에 나오지 못했음에도 그 규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일정은 12시 미사입니다.


그리고 그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았습니다.


좁은 입구로 다 같이 입장했죠.



웅장한 대성당의 규모가 눈에 들어옵니다.



건축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지만, 천장의 형태가 분류상으로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만 같습니다.


사람의 골격 형태로 촘촘히 연결된 모습으로 보입니다.



계단을 타고 성당 내부를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관광명소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죠.



오늘의 일정표입니다.


12시부터 미사가 시작됩니다.



한 쪽에는 성공회식 미사를 진행할 때 쓰는 자리로 보이는 의자들이 가득했습니다.




벽에는 온갖 성인들과 주교들의 부조가 새겨져있습니다.


또한 여러 인물들의 묘 역시 성당 전반에 널리 분포되어있습니다.



묘의 형태는 사람과 장소마다 다르게 보였습니다.


일부는 넓은 장소에 세워지기도 했죠.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들을 그저 지나칠 수는 없어서 찍었습니다.



이 장소는 성공회 예배가 진행되는 장소입니다.


찍을 당시에는 그 용도를 몰랐으나, 미사가 끝나고 4시 무렵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죠.



스테인드 글라스의 화려함이 말 그대로 빛을 발하는 장소입니다.



안내 데스크 내지는 후원 홍보의 데스크의 모습입니다.


캔터베리 대성당의 팬이 되어라는 문구가 재미있었습니다.



사람의 이름을 새겨 추모하는 석판도 많이 있었습니다.


각각 석판이 세워진 시기는 다 달라보였습니다.



성당의 한쪽 끝을 찍은 사진입니다.


엄숙한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12시가 다가오기에 성당 구경은 미뤄두고 미사를 집전하는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캔터베리 대성당은 성공회 성당이기 때문에 가톨릭 미사나 동방정교 미사는 지하실에서 진행됩니다.



지하실로 가는 길에도 성인이나 주교 등을 기리는 석상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3개나 4개의 영국 대학 가톨릭 동아리들이 모두 모여 함께 미사를 올렸습니다.


각 동아리 신부님들이 미사 전례에 참여했습니다.



학생미사용 통상문이 놓여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각종 노래들 가사만 적혀있고 큰 내용이 없습니다.



미사가 끝난 다음에는 각 팀 별로 자유롭게 성당을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들 지하실에서 나가려고 할 때, 지하에 있는 몇 안되는 전시물을 찍어가기로 했습니다.


캔터베리 대성당의 유물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이 스테인드 글라스는 오래되었지만, 비교적 최근 유물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오랫동안 이곳의 창문에 달려있었으나, 독일의 공습으로 깨진 유리 파편들 중에서 건진 것이라고 합니다.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 유물입니다.



지하에서 1층으로 올라오면 제일 먼저 보이는 묘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묘인 토마스 베켓의 묘입니다.


이 성당에서 3명의 기사에게 찔려 순교한 것으로 알려져있죠.


따라서 그의 순교를 상징하는 검 3개로 만들어진 십자가가 그의 묘 위에 걸려있었습니다.



묘의 옆에는 촛불과 그의 상징이 그려진 카드가 있었습니다.



그 카드의 뒷면에는 그를 기리며 묵상하는 기도가 적혀있었죠.



성당의 높은 벽에도 스테인드 클라스가 설치되어있습니다.


성인들을 묘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그림이 여럿 붙어있으면 이런 멋있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토마스 베켓의 촛불 옆에 카드를 돌려 놓으려 돌아왔습니다.



이후 성당의 이곳 저곳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우리 팀과도 멀리 떨어지는 바람에 가이드도 없이 혼자 다니게 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한 성인의 일화를 시간 순으로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읽어야 한다고 해요.


전설을 회화로 표현한 그림은 캄보디아 사원에서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샹들리에가 내려와있는 모습입니다.


보시면 진짜 초가 아니라 전구를 쓰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LED를 이용하면 전기 효율이 더 좋습니다.



한 캔터베리 대주교의 묘.


대리석 재질.




지나가다 여행 가이드가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성당에 매장된 몇 안되는 왕족 중 한 명인 헨리 4세의 묘라고 합니다.


미사를 올리던 제대 위에 독특하게 생긴 조형물이 놓여있습니다.


설명표를 보니 '예술가의 설명'이 적혀 있었습니다.


현대의 설치 미술 작품인 듯 합니다.


이런 유적에 이런 실험을 하다니 꽤 놀라웠습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듯 한 Black Prince, 즉 에드워드 흑태자의 묘입니다.



이 묘의 천장에는 그의 업적을 그린 것이라고 하는 그림이 그려져있었습니다.


현재 이 그림은 복원본이라고 합니다.



흑태자의 묘 옆에는 기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있습니다.


저 공간 속에 머리를 넣고 기도를 하면 밖의 소리를 조용히 소곤거리는 소리로 바뀌고, 기도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밖으로 안 새어나간다고 합니다.


옆에 한 관광객이 자신의 목소리 들리는지 테스트해달라고 해서 들어보니 들렸습니다.


저도 머리를 집어넣고 해보려는데 지나가는 어른 한 분이 머리를 천장에 붙여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시키는대로 해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안에 있으며 동시에 밖에 있을 수는 없죠.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확률적으로는 양쪽 모두에 있을 수 있지만, 관측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진짜 그렇게 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외부의 소리가 조금 조용해지긴 했지만요.



이곳은 그 어디에서보다도 스테인드글라스의 오라가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묘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듯합니다.


인물의 생전 모습도 그렇고, 세워진 조형물도 꼭 병정인형처럼 생겼습니다.



다른 팀을 찾지 못해서 어서 나가야겠다고 싶었던 차에 출구에서 발견한 기념품 가게입니다.



묵주들도 판매하고 있으나 괜찮아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막상 나와보니 거의 아무도 안 나와있었습니다.


미리 나온 사람들과 소감을 나누며 떠드는데, 강아지가 지나가기에 한 장 찍었습니다.


영국은 동물 애호가들의 나라라고 하네요.



점심식사를 위해 장소를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걷다보니 넓은 공터가 나왔습니다.


몇몇은 벤치에서 밥을 먹기로 하고, 몇몇은 잔디밭에서 먹기로 합니다.



공원에는 줄기가 무지 굵은 나무가 있었습니다.


바오밥 나무처럼 생겼지만, 사실은 병에 감염되어서 굵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싸온 타코는 드레싱에 젖어서 옆구리가 터져버렸습니다.


그래도 너무나 맛이 있는 것.


같이 밥 먹는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가 시간이 지나고 다 같이 다음 일정을 위해 떠났습니다.



다시 성당 속으로 입장해야 했죠.


금방 전에 봤던 예배 장소에서 저녁 예배인 evensong이 진행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전례는 미사 순서와 유사하지만, 성체를 모시지 않고 평신도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반복만하면 됩니다.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는데, 과연 어떨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오전부터 성당에서는 누군가 연주하는 오르간 소리가 크게 울리고 있었는데, 그 소리가 엄청났으니까요.



성가대가 입장하고 있습니다.


입장 후 성가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의 겸손한 바흐가 종교음악을 쓰기 위해 평생을 헌신했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전례 중 일부로 성경 구절을 읽는 시간입니다.



합창단의 마지막 음악까지 끝나고 퇴장하는데,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위해 비워두는 자리가 있기에 신기해서 한 장 찍었습니다.


이제 공식적인 일정은 다 끝나고 그대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조라는 친구를 만나서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차에 앉을 때는 다른 자리에 앉아버려서 포르투갈 선교사님과 이야기하다가 자다가 하며 왔습니다.


중간에 휴게실을 지나가긴했으나, 말 그대로 지나갔습니다.


휴게실이 아니라 주유소에서 멈췄고, 금방 다시 차는 출발했습니다.


조금 더 잠들었더니 Faith and Reflection 센터까지 도착했고, 저는 방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치즈와 계란을 사기 위해서였죠.


혼자 가려고 했으나 가는 길이 얼추 비슷한 다른 한국분이 가는 버스를 놓쳐서 적당히 걷다가 버스를 타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알겠다고 하고 Sainsbury's Local에서 물건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 분은 시간이 남아서 들어와서 기다리는데, 제가 계란을 찾는다고 헤매는 동안 버스가 지나가버린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계란은 거기에 있지도 않았죠.


그래서 죄송하다고 이야기하며 그 분 가는 곳까지 조금 더 따라가겠다고 했습니다.



사실은 그 분의 숙소가 있는 쪽에 맥도날드가 있는데, 맥도날드가 얼마나 먼지,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스캔하겠다는 목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맥도날드 쯤에서 그 분이 더 이상 안 와도 된다고 하시기에 알겠다고 말씀드리고 기숙사 가는 길로 돌아왔습니다.


Wessex Lane에서 가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잘 이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구매한 치즈입니다.


두 가지 종류로 샀죠.



저녁을 먹지 않았는데, 너무 열심히 요리하기에는 피곤하니까 간단하게 라면을 먹기로 합니다.



한번도 해본 적 없지만 치즈를 얹어 먹으니 나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후 대성당에서 들은 음악을 기억하며 말러의 교향곡 8번을 유튜브에서 악보와 함께 듣고, 오케스트레이션 교수님이 추천하신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도 악보와 함께 듣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아주 많은 것을 본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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