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일기 Day+69] 영감의 탄생

안녕하세여, 루두두입니다!

3시가 넘어서 잠든 사람이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은 11시 가까이나 되어서죠.

생활 패턴 정상화를 위해 카페인도 끊고 있는데 이렇게 늦게 일어나버렸습니다.

가장 급한 것은 내일 3시까지 내는 과제인데요, 한 문제도 풀지 않았죠.

우선 늦게 일어났으니 식사부터 해결하기로 합니다.

요 며칠 가장 큰 업적인 찜닭은 꺼내옵니다.

이전에는 이 냄비에 다 넣지 못할 정도로 양이 많았는데, 이제 여기에 담아서 끓일 수 있을만큼 줄었습니다.

물을 붓고 펄펄 끓여서 살균해줍니다.

만든지 며칠 지났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끓이고 있는 것이죠.

물이 많이 들어가서 거의 탕처럼 보입니다.

찜닭 본연의 모습에 충실할 수 있게 졸여줍니다.

오늘의 한 끼 모습입니다.

매번 먹을 수 있는 찜닭 같은 메뉴를 만드니 설거지와 요리 시간이 줄어서 참 좋습니다.

이후 방에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봤습니다.

입자 물리의 배경지식이 많이 없어서 온도 조건과 입자의 질량 등 사이의 관계를 잘 이해하지 못 하고, 첫 문제부터 막혔습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제가 거의 집중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이죠.

한참을 혼자서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다가 계속 실패했습니다.

한국 시간 새벽이었지만, 어머니께서 전화하셔서 푹 쉬고 오는 것에 의미를 두라고도 하셨습니다.

그 생각을 하며 과제를 끝내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죠.

7시가 이미 넘었습니다.

버스가 막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걸어서 올라갔죠.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닌데 사람들이 많이 없습니다.

도서관에 앉아서 숙제를 하려고 해도 영 잘 풀리지가 않았습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차원적인 사고가 잘 안 되고 더 낮은 단계의 뇌가 활성화된다고 하죠.

제 집중력을 방해하는 것은 스트레스인 것 같습니다.

할 숙제들이 아무래도 좀 있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그 스트레스를 풀 수 있을까요?

제출기간이 조금 멀리 남은 과제 중에 편곡 과제가 있는데 아이디어를 못 내고 막혀있었죠.

그 막힘이 스트레스의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물리 숙제, 물론 급하지만 음악 숙제를 하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았죠.

그래서 그 쪽 방향으로 목표를 바꿨습니다.

물리 숙제는 나중에 교수님 풀이를 보며 공부하기로 했죠.

이후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할까 고민하다가 존 윌리엄스 스타일의 영화 음악을 만들기로 결정했죠.

얼마 전에 신비한 동물사전 1편을 보다가 그 영화 음악에 감동을 받아서 해리포터 시리즈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그리고 악보를 찾기 위해서 도서관 악보집을 찾아봤습니다.

그 중에는 '봄의 제전' 악보도 있었습니다.

한참을 찾다가 발견한 악보 전용 책장입니다.

책들 사이에 있을줄 알았는데, 이렇게 따로 빠져있었죠.

제가 고른 것은 바로 이 해리포터 모음곡입니다.

악보대로 모음곡으로 연주한 실황이 유튜브에 있어서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감동 받은 후 식사를 해결하러 갔습니다.

정신 없어서 식당 사진은 찍지 않고 주문부터 했습니다.

여기에서 주문한 케밥 중에 처음으로 둘둘 말려있는 케밥이 나왔습니다.

짭조름한 고기와 샐러드가 조합이 좋았습니다.

알루미늄 호일만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휴지를 뽑으러 잠깐 떠난 사이에 직원이 제가 먹고 있던 접시를 치우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직 먹는 중이라고 해서 남은 감자 튀김을 먹을 수 있었지만, 포크는 가져가버려서 손으로 먹었죠.

서비스 바클라바를 먹음으로 식사를 마무리하였죠.

이후 해리포터 테마곡의 조성, 구조, 리듬을 연구하면서 어떻게 하면 편곡 과제를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영감이 차오르는 시기가 와서 참 기뻐요.

이후 버스를 타고 기숙사에 돌아가 1시 쯤 잠들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