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일기 Day+75] The Logical Offering

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일요일에는 어떻게 보내도 의미가 있죠.

휴식을 취해도 좋고, 일을 해도 좋습니다.

늦잠을 잤으니 식사로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베이컨 파스타를 먹을 계획이었으나, 스파게티 면이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검도왕씨의 제안에 볶음밥으로 목표를 바꿨습니다.

야채가 뭐가 있나 보다가 찜닭을 만들다 남은 감자가 쌓여있는 것을 확인해서 구웠죠.

식탁의 뜨거운 감자가 완성되었습니다.

이어서 얼려둔 베이컨을 녹이고 썰인 뒤 구울 시간입니다.

베이컨이 적당히 익었다면 밥을 넣어줍니다.

아차, 당근과 마늘을 먼저 넣어야했는데.

뒤늦게라도 넣어주고 당근이 잘 익을 때까지 오버쿡해줍니다.

마무리로 양상추를 모두 쏟아부어 샐러드로 만들어주면 식사 준비 끝.

하는 일에 비해 엄청 많이 먹는 편이 되었습니다.

감자에는 살사소스를 곁들여서 더욱 풍성한 맛을 유도했습니다.

후식으로는 유통기한이 지나가고 있는 산딸기를 씻어서 후식 배까지 완전히 채워줍니다.

이후 제가 열중한 일은 '괴델, 에셔, 바흐'를 읽어내는 것이었죠.

이전에 고등학교를 막 졸업할 때는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가 너무나 궁금해서 중간 중간 건너 뛰어 맥락을 놓쳐버려 제대로 읽지 못했었죠.

그러나 지금은 불완정성 정리를 수업 시간에 배웠고, 그 기반이 되는 계산이론과 논리학을 어느 정도 수료했기 때문에 빨리 읽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방에서 읽다가는 의지가 감소할 수 있으니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도서관은 언제나 영업중입니다.

이 때 시간이 그렇게 늦지 않았던 것이 놀랍죠.

'괴델, 에셔, 바흐'의 각 장은 대화로 시작합니다.

작가는 루이스 캐롤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하는데, 어떤 면에서 플라톤의 저작들을 연상케 하기도 하죠.

그리고 이 책이 분명 진중권 교수의 '미학 오디세이' 시리즈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 책 역시 에셔의 그림이 많이 인용되고,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가상 대화로 각 장을 여니까요.

각 책의 장단점은 직접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음악에 대한 깊이로는 이 책이 몇 수 위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각 대화록은 바흐의 작품 제목을 인용해서 제목을 붙였는데요, 어쩌면 무의식 중에 제 포스트 제목에조차 이 책이 영향을 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읽다가 배가 고파졌으니 9시 가까이 되어서 기숙사로 돌아왔죠.

늦은 시간 너무 많이 먹으면 야식이 되니 조금 남은 스파게티 면으로 베이컨 파스타를 만드는 것으로 한 끼를 끝내기로 했습니다.

치즈에 후추까지 뿌려서 완성된 파스타입니다.

아이반이 마침 주방에 있었는데, 제가 이전에 만든 백종원식 매운 양념 레시피를 물어봐서 함께 찾아보다가 백종원씨가 방송에서 똑같이 만드는 것이 있어서 링크를 보내줬습니다.

가장 중요한 존재인 멸치라는 생선이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영어로 감칠맛을 뭐라고 표현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deep한 맛이 나게 하는 생선이라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죠.

배가 고픈 것은 어쩔 수 없었는지, 꿀 요거트 3개를 더 먹는 것으로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방으로 돌아와 페이지 크롤러를 제작하는 시도를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