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일기 Day+77] 책을 덮으며

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한 것은 책을 마저 읽는 것이었습니다.

1부가 끝나가는데, 불교의 선이라는 개념을 들고와서 수리논리학과 연관짓는 신기한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죠.

3시에 수업이 있기 때문에 점심을 든든히 먹고 가야했습니다.

점심에 어제 저녁에 발견된 스파게티 면을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치즈와 베이컨도 보입니다.

베이컨을 굽다가 소스와 면을 붓고 볶아줍니다.

면은 온전히 1인분인데, 소스가 얼마 남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적어보입니다.

소스가 꽤 적었지만 건더기가 많고, 베이컨도 있다보니 그런대로 듬직했습니다.

남은 케이크를 처분하기 위해서 몇주 전에 구매한 홍차를 꺼냅니다.

물을 끓여서 조로록 따라주니 바로 색깔이 변했습니다.

매우 단 케이크와 쓴 홍차의 만남입니다.

식사를 조금 늦게 해서 홍차까지 마시고 설거지를 하고 나니 2시 30분이 넘어버렸습니다.

3시 수업을 늦지 않기 위해 달려갔죠.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잘 도착했습니다.

매번 정류장에 내리면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학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우주론 파트 복습 수업이었는데, 초기우주로 바뀌면서 집 나간 학생들이 모두 돌아와있었습니다.

저도 우주론 교수님이 많이 반가웠죠.

수업 직전에는 이렇게 밝습니다.

5시 되기 조금 전에 수업을 마치면 이렇게 어두워진답니다.

읽던 책을 마저 읽기 위해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2부에는 아주 흥미로운 글이 있었습니다.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 쌍처럼 전주곡이라는 이름이 붙은 글에서 등장 인물 4명이 소개된 뒤, 푸가라는 글이 제시됩니다.

푸가는 쉽게 말하면 돌림노래 요소를 가진 음악 형식입니다.

위 글에서 첫번째 화자가 이야기한 것을 2번째, 3번째 화자가 비슷하게 받아치고 마치 돌림노래처럼 서로가 서로를 반박하며 글이 발전해나가죠.

4번째 인물은 한참 뒤에 테마를 같이 공유한답니다.

글의 구성은 참 재미있었는데, 주제가 뇌과학쪽으로 옮겨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흥미가 떨어졌습니다.

뇌과학에 흥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1부의 내용들은 계산이론, 수리논리, 바로크 음악, 선, 고체물리학과 같이 제게 익숙한 주제들이었는데 분자생물학적인 논의가 나오면서부터 제 분야와 멀어졌기 때문이죠.

대신 편곡과제를 손보기 시작했는데, 엘가의 '수수께끼 행진곡'을 참고하기로 마음 먹은 이후 상당히 생산적으로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11시가 넘어서야 방으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죠.

기숙사로 가는 버스가 막 와서 달려갔습니다.

밤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안 좋으니 밥을 먹는 대신 간편히 먹을 수 있는 것을 찾기로 했습니다.

며칠 전에 산 귤이 생각나서 꺼내보니 유통기한은 아직 며칠 남았는데 귤이 다 상해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환불을 해야할 것 같아요.

결국 더 예전에 산 귤, 요거트, 시리얼로 가볍게 식사를 한 후 포스트를 쓴 다음 잠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