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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이전의 전주곡에서 이어지는 포스트입니다.
가는 길 꾸벅꾸벅 졸고 나니 어느새에 환승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이 역에서 퓌센 역까지 끝까지 쭉 가면 되었습니다.
덕분에 언제 내리나 걱정하지 않고 맘 편히 잘 수 있었죠.
기차를 타고 보이는 바깥 풍경은 알프스 산맥의 설산이었습니다.
요 며칠 내내 그렇듯 날씨가 아주 안 좋습니다.
특히 오늘은 비까지 계속 내리네요.
퓌센역에 도착하니 아침이 되었습니다.
먹구름과 설산이 동시에 보이죠.
퓌센 역이 높은 산에 위치하다보니 분위기가 뮌헨과는 또 달랐습니다.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책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 삽화로 봤을 것만 같은 풍경이죠.
1시간 간격으로 성으로 출발하는 버스가 있는데, 퓌센까지 오는 기차가 25분이나 연착되는 바람에 원래라면 기차를 내리자마자 탈 수 있던 버스를 40분이나 더 기다려서야 탈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가 잠잠해졌다가를 반복했죠.
버스를 타고 산길을 올라갑니다.
창 밖을 보니 우리의 목적지인 성인 빼꼼 모습을 드러냅니다.
매표소에는 줄이 아주 길었습니다.
미리 예약한 표가 있는 사람은 일찍 입장할 수 있습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만 관람할지 그 주변 관련 성을 더 볼지에 따라 입장료가 달라집니다.
학생증을 제시하면 아주 약간 할인받을 수 있죠.
이 성의 가이드 시스템이 아주 독특합니다.
표에는 입장 시간이 적혀있는데, 한 입장 시간에는 영어 가이드나 독일어 가이드, 혹은 오디오 가이드 중 하나로만 가이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일찍 입장하고 싶어도 가장 빠른 입장시간이 독일어 가이드 시간이면 어쩔 수 없이 그 다음 시간대를 골라야만 하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한국인에게는 오디오 가이드 시간대가 제일 좋은 시간대입니다.
표를 끊고 나니 입장시간까지 거의 2시간이나 남아있었습니다.
밥을 먹고 올라가는 게 어떻겠냐고 건의했지만, 주변에 딱히 끌리는 식당이 없기도 하고 성까지 걸어가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점심은 끝나고 먹기로 했습니다.
걸어 올라가는 방법 외에도 마차를 타거나 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는데 모두 사전 예약이 필요한 방법이죠.
성이 보이는 저 방향으로 무작정 걸어가면 되는 것입니다.
사실 입장권과 함께 지도도 제공되니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전형적인 산길입니다.
버스가 다니는 길과는 다르지만, 마차와는 길을 공유합니다.
도로에 말똥이 있으니 조심해야합니다.
특히 비가 조금씩 오는 이런 날씨에는 더욱 조심해야겠죠.
40분쯤 걸릴 걱정하고 걸어왔는데, 20분 정도면 충분히 오를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성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문명이라는 게임에서 처음으로 이 성을 접한 이후 꼭 한번 오고 싶었는데, 눈 앞에서 보니 꽤 감동적이었습니다.
성의 반대쪽에는 숲과 산이 보입니다.
스키장으로 보이는 한 구간에는 인공 눈이 잔뜩 쌓여있었죠.
열린 대문을 통해 일단 입장해보았습니다.
간단한 짐검사를 통과하면 성에 입장하기 전까지 주변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성의 내부 벽의 일부입니다.
이 성은 전쟁 방위의 목적이 하나도 없이 오로지 아름다움만을 추구한 성으로 유명하죠.
또다른 내부 벽의 모습입니다.
어떤 이는 동화책을, 어떤 이들은 놀이공원이나 게임을 연상할 수 있겠죠.
여전히 입장시간까지 한 시간이 남아서 산의 다른 방면으로 가서 성을 또 보기로 했습니다.
정면에서 90도 튼 방면에서 보이는 성의 모습입니다.
정면과 또 다른 모습이죠.
산을 높이 올라가면 퓌센이라는 마을의 전체 모습이 보입니다.
그 중 노이슈반슈타인과 관련이 있는 다른 유적의 모습도 눈에 띄지요.
산 속에 노란 성이 있습니다.
가장 성이 아름답게 보이는 곳은 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놓인 다리입니다.
위 사진은 제가 다리 위에서 찍은 성의 모습입니다.
꼭 헬리콥터로 성 주변을 돌다가 찍은 것만 같죠.
이렇게 높고 불안불안 다리에 또 누군가 자물쇠를 걸어두었습니다.
이 유행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요?
어느덧 시간이 되어 다시 하산하여 성으로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덴마크에서 본 것과 같은 나선형 계단입니다.
계단을 빠져나오면 긴 복도가 있는데, 여기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나눠줍니다.
오디오 가이드에는 한국어도 있죠.
오디오 가이드 관람 방식이 재미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방에 모이면 인솔 가이드가 신호를 줍니다.
그럼 가이드를 들어야한다는 뜻이죠.
그동안 가이드 기계가 설명을 자동 재생합니다.
원한다면 각자 준비한 이어폰을 꽂을 수도 있습니다.
가이드의 내용은 각 방의 역할과 감상 포인트, 역사 등이 나옵니다.
가이드 설명이 나오기 전에 꼭 바그너의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이 성을 지은 불쌍한 왕 루드비히 2세가 바그너의 음악을 아주 좋아했고, 많은 성의 장식품이 바그너 오페라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죠.
내부는 엄격하게 사진 촬영을 금지했기 때문에 한장도 못 찍었지만, 분명한 것은 성 외부보다 내부가 훨씬 인상이 깊다는 것입니다.
왕권이 사라져가는 근대라는 현실을 도피하여 중세시대로 떠나버린 루드비히 2세가 지은 이 성은 중세 설화, 중세 건축, 근대 기술, 근대 오페라 등 모든 요소를 혼합한, 근대 이전의 현대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불쌍한 왕은 이 성에서 체포 당하여 왕권을 박탈 당하고, 의문사하게 됩니다.
내부 관람이 끝나니 예상대로 기념품점이 나옵니다.
일행들이 돌아가는 버스와 기차를 놓칠까봐 서둘러 내려오느가 제대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후다닥 돌아와서 버스 정류장에 서있다보니 슬픈 역사가 담긴 성이 우울한 하늘 아래 놓여있습니다.
버스 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남은 것으로 보여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죠.
위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식사를 파는 건물이었습니다.
저는 폼프리츠를 혼자 먹으며 배를 채웠죠.
역시 음식이 들어오니 기분이 조금 좋아집니다.
잠시 뒤 버스가 도착하고 퓌센역까지 저희를 데려다 주었습니다.
퓌센 역에도 기념품 상점이 있습니다.
저녁 시간도 되기 전에 오늘의 코스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남은 일은 뮌헨에 돌아가서 숙소를 잡아 쉬는 일이죠.
평화로운 산속 마을 퓌센의 모습입니다.
뮌헨 역에 도착하여 짐을 꺼내 호스텔에 옮기 이전 다음날 아침에 먹을 음식을 사기로 했습니다.
독일에서 찾은 신기한 장바구니입니다.
장바구니 아래에 바퀴가 달려서 끌고 갈 수 있죠.
여러 종류의 감자칩이 있습니다.
파프리카 맛 감자칩이 인상 깊군요.
그러나 조금 더 든든하게 먹기 위해서 도넛과 빵을 선택했습니다.
이후 역에 돌아가 짐을 들고 호스텔로 이동했죠.
그동안 욜란다는 이전에 묵었던 숙소에 두고 온 짐을 찾으러 갔다고 합니다.
전날과 똑같은 호스텔에 갔는데, 직원이 주는 방마다 정리가 안 되어있고 이중 예약이 되어있어서 짐을 들고 방을 3번이나 옮겼습니다.
그렇게 옮겨서 도착한 방은 전날 밤에 쓴 8인실이었죠.
이번에는 1시간 뒤에 다른 일행이 들어와서 쾌적함은 조금 줄었지만 그래도 쓸만했습니다.
잠깐의 휴식시간동안 저녁에 먹을 식당을 제가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죠.
저는 슈니첼을 도전해보고 싶었고, 1시간 가까이 구글링한 끝에 마음에 드는 식당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욜란다가 거의 도착할 시간 쯤 식당에서 만나기로 하고 이동을 시작했죠.
이곳이 바로 제가 찾은 최적의 맛집이었습니다.
위치, 가격, 맛 평가 모두가 아주 좋았죠.
내부는 바와 식당이 함께 운영되는 형태였습니다.
주류도 시키기로 하여 밀맥주를 처음 도전해봤습니다.
밀맥주도 상당히 맛이 좋았습니다.
이건 욜란다가 주문한 오리고기 요리입니다.
감자떡이나 소스 등이 전날 팁으로 실랑이하던 식당보다 뛰어났습니다.
드디어 제가 주문한 슈니첼이 나왔습니다.
레몬즙을 짜서 한입 넣는 순간 제대로 찾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같이 곁들인 감자 샐러드도 훌륭했습니다.
슈니첼과 샐러드를 함께 집은 사진입닌다.
메뉴판에 없지만 특별히 인기 많은 요리라고 종업원이 소개한 디저트 카이저슈마렌까지 주문함으로써 만족스러운 식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카이저슈마렌은 일종의 팬케이크인데, 사과잼과 함께 곁들여먹는 후식입니다.
후식까지 맛이 좋은데 가격도 저렴해서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그간 먹을 것에 관해서나 여행에 약간 겉돌던 점때문에 일행들과 무언의 갈등이 있었으나 이번 식당 방문을 계기로 해소가 되었음을 느꼈습니다.
식당에서 다음날 갈 장소에 대해 조사하는데, 우천때문에 쾨니히스 호의 보트가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때 계획을 급변경하여 대신 잘츠부르크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결정합니다.
숙소도 쾨니히스 호 주변으로 잡아 두었고, 뮌헨 공항까지 돌아가는 기차표 역시 해당 숙소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구매했기 때문에 잘츠부르크 여행이 끝나면 쾨니히스 호 주변 숙소에 머물기로 결정했죠.
맛있게 식사를 끝낸 후 다시 숙소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어제 지나온 마리엔 광장에서 지하철을 타려고 했죠.
그러나 지하철은 알 수 없는 이유로 30분째 오지가 않았습니다.
잠시 후 해당 노선 기차가 완전 취소되었다는 공지가 떴죠.
그 대안을 검색하니 구글에서 전차를 타라고 추천해주었습니다.
전차까지 타본다니!
전차의 내부는 독일의 버스와 비슷했습니다.
차이는 조금 느리지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는 점이죠.
호스텔에 도착해서는 또다시 새벽부터 다닐 것을 대비하여 거의 곧바로 잠들었습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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