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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드디어 쿨 재즈 연주곡이 업로드 되었다.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다.

 

내일부터는 지금까지 가장 인기 많았던 뻔한 연말노래의 후속작들 작업을 다시 이어서 할 생각이다.

 

빠르게 녹음한 몇몇곡부터 시작할 예정

감상곡

Gil Evans의 Plays the Music of Jimi Hendrix를 비행기에서 들었었다. (다 못들었는것 같긴한데)

 

이를 위해서 Jimi Hendrix 노래를 쭉 들었다. 생전 스튜디오 음반 3개에다가 Angel이 실린 The Cry of Love도.

 

지난 사이클에 베르디 레퀴엠을 들었는데 포스트에 빼먹었었다.

 

그 외에도 Blackstar와 Miles Davis의 Get Up With It, Benny Goodman Small Group Session을 들었다.

 

한국 음악 중에는 오랜만에 초기 스텔라장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유해물질을 들었고, 얼마전 공개된 볼빨간사춘기 새 EP도 들었다.

 

직전 음반과 비교하면 전반적 완성도나 개성은 이번 음반이 더 뛰어난 것으로 들린다. 좋게 들었으나 스노우볼 벌스 멜로디가 조금... 엉뚱하달까. 그래서 흥행이 약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오늘의 음반

볼빨간사춘기 - 사춘기집I 꽃기운

볼빨간사춘기의 새 음반이 나온 기념으로 볼빨간사춘기의 이전 EP를 다뤄보고 싶었다.

 

볼빨간사춘기는(현재까지의) 상업적 피크였던 2인조 시절과 솔로인 현 시점의 음악적 스타일이 다소 다르다.

 

엄밀히 말하자면 2019년 Two Five가 마지막 2인조 EP였으나, 음악적 스타일의 큰 변화는 2022년 솔로 첫 EP Seoul때부터 시작되었다. 이 단락에서는 내가 쓰기 편하게 Seoul이전인 2021년 나비효과까지는 2인조 시절인걸로 칭하려고 한다.

 

2인조 시절 당시 곡들은 거의 모든 멜로디 프레이즈가 아주 안정적이고 캐치하게 구성되어있어서 몇번을 들어도 물리지 않고 들을 수 있다. Seoul 이후 곡들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형태가 불규칙적이라 캐치한 느낌이 덜해졌다.

 

2인조 시절의 가장 유명한 음반은 '아마 썸탈거야'와 '나의 사춘기에게'가 실린 Red Diary 1이나 우주를 줄게가 실린 Red Planet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2인조 시절 최고의 EP 작품은 사춘기집 1이다.

 

가장 먼저 이야기할 것은 곡 구성의 균형이다. 밝은 곡 세 곡, 어두운곡 두 곡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유기성과 넓은 감정의 폭 모두를 잡을 수 있는 형식인데 워낙 효과적이라서 이후 사춘기집 2, Seoul, 사랑.zip에서까지 이 패턴을 다시 쓰게 되었다.

 

또한 곡들끼리 모티브로 연결이 아주 강하게 되어있는데, 첫 곡 '나들이 갈까'의 코러스 멜로디가 아주 다른 모습으로 '나만, 봄', '별 보러 갈래?'에 재등장한다. 이런 모티브 연결 기술은 여기서 처음 쓰인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서 가장 뚜렷하게 쓰였다.

 

개별 곡들도 모두 흥미로운 포인트가 많으나 두 곡만 짚고 넘어가자.

 

'Mermaid'에서는 벌스-코러스 구조에서 크게 확장되어있는데, 브릿지 멜로디가 화자가 바뀌는 코다에서 조용한 버전으로 나오는 것이 매우 시적이다. 볼빨간사춘기의 모든 곡 중 구조가 가장 인상 깊은 곡이라 할 수 있다.

 

'나만, 봄'은 가장 유명한 곡이자 명실상부한 볼빨간사춘기 최대 히트곡 중 하나이다. 이 곡의 코러스 멜로디는 4~5개의 프레이즈 정도로 이루어져있는데 모든 프레이즈가 다 모양이 다르다. 즉 멜로디에 짧은 단위의 반복이 거의 없는데 그럼에도 매우 듣기 좋고 캐치한 멜로디가 탄생하였다. 멜로디 감각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멜로디고, 정말 k팝 음악사의 업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기타

모든 음악 뭉치를 하나의 덩어리, 하나의 서사로 생각하는 습관을 벗어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다.

 

쉽게 말하면 연주곡이든 음반이든 하나의 스토리가 담긴 오페라처럼 여기는 습관이다.

 

유기성, 통일성 및 구조 분석 등에는 유용한 듣기 습관이었으나 재즈 녹음물 컴필레이션 등 개별곡이 중요한 모음집을 들을 때 개별 곡의 특성을 놓지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곡의 뭉치가 다 극적이라는 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봤는데, 그 중 하나가 클래식 음악 장르 중 가장 비서사적인 장르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보컬과 가사도 없고, 전통적으로 표제도 없고, 단일 연주자에 의해 연주되지도 않고, 음색도 가장 제한되어있는 장르인 현악사중주가 가장 비서사적이라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그 이후 하이든과 베토벤, 그리고 몇몇 낭만 이후의 현악사중주 곡들을 많이 들었다.

 

들으면서 깊게 생각해본 결과, 현악사중주의 진행이 매우 '현재' 중심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서사 중심적인 음악들도 '현재' 중심적인 면이 있긴하지만 현악사중주는 그 제약으로 인해 매 순간순간이 명확한 음악적 특성을 지니고 있고, 또 한 순간에서 다른 순간으로 급격하게 전환이 가능한게 특징이다.

 

현악사중주를 통해 소규모 콤보의 재즈 음악을 듣는 법도 익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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