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오늘은 The Beatles의 멤버로 유명한 John Lennon의 화제작, 1970년에 발매된 Plastic Ono Band를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음반 전곡


Plastic Ono Band (사진 출처)


며칠 전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된 Imagine이라는 전시를 보고 왔습니다.


John Lennon의 삶과 세계 평화를 향한 그의 열망을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들이 전시되어있었죠.


전시를 관람한 이후 John의 음악들을 한번씩 다시 듣게 되었고 흥미로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발매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뛰어난 음반이라고 칭하는 이 음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 음반을 듣기 전 몇가지 알아두면 좋은 점들이 있습니다.


첫째로 이 음반이 추구하는 방향은 The Beatles 음악의 특성과는 동떨어져있습니다.


The Beatles의 음악들이 지금껏 경이를 선사하는 것은 음악적으로 다소 제한된 용법을 지닌 음악가들, 즉 The Beatles 멤버들이 엄청난 독창성을 발휘해 다채로운 음악들을 생산해냈다는 점입니다.


The Beatles의 음악은 어쿠스틱 기타 발라드부터 시작해서 밴드 음악, 오케스트라 음악, 테이프 음악 등 크고 작은 팔레트를 자유롭게 활용했고, 다양한 규모의 음악들을 만들어왔습니다.


또한 ABA 형태의 단순한 구조부터 짧은 노래들을 메들리로 엮은 긴 노래까지 다양한 형식을 실험하기도 했죠.


이 음반이 발매되기 몇달 전 The Beatles를 탈퇴한 John은 그런 다채로움으로부터 의도적으로 벗어났습니다.


목소리의 반주로는 기타, 피아노, 베이스, 드럼 정도의 악기만 쓰였고 한 곡에는 약 3개의 악기 정도만 쓰였죠.


노래 형식은 Verse - Chorus 형태보다 단순한 구조가 많이 쓰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거의 동요만큼이나 반복적인 노래가 많죠.



두번째로 알면 좋은 점은 이 음반의 곡들에 실린 가사가 아주 개인적있다는 사실입니다.


음반을 제작하던 당시 John이 Primal Therapy라는 심리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유명합니다.


Primal Therapy는 유년기의 트라우마를 극복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치료법이라고 합니다.


치료를 통해 John은 아버지가 집을 떠나고 어머니가 John의 소년 시절에 세상을 떠난 그 기억을 다시 체험해야했습니다.


그 쓰라린 과정 속에서 감정적으로 격해진 이 음반이 탄생했죠.


만약 여러분이 John Lennon의 역사를 잘 모른다면, 그래서 가사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다면 완벽하게 정상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음반을 들어볼 시간입니다.



첫 곡인 'Mother'는 언급할 가치가 있는 흥미로운 곡입니다. (Mother 가사 해석 바로가기)


떠나간 아버지와 어머니를 그리는 노래로 코드만 연주하는 피아노, 베이스, 단순한 리듬의 드럼밖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풍부한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이곡의 특징입니다.


매우 거칠게 연주되는 피아노와 곡 후반부 부모님을 찾는 John의 울부짖음을 들어봅시다.



Distortion 효과가 걸린 거친 기타 음색, 삑사리가 날 때까지 소리치는 John을 들을 수 있는 곡인 Well, Well, Well입니다.


거의 5분 동안 John 쏟아내는 에너지를 감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거친 순간들과 명상적이고 고요한 곡들이 공존하고 있어요.


그러한 곡들은 비교적 더 잘 짜인 가사를 지니고 있죠.



이 음반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인 Hold On이라는 곡은 자기자신 John과 부인 Yoko에게 말을 건네는 가사를 담고 있습니다.


펜타토닉 스케일 멜로디를 써서 그런지 매우 동요 같은 느낌을 제게 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곡인 Love라는 곡입니다.


"Love is free, free is love


사랑은 자유, 자유는 사랑입니다.


Love is living, living love


사랑은 삶, 사랑으로 사는 것입니다.


Love is needing to be loved


사랑은 사랑받기는 요하는 것입니다."


이 단순한 가사가 깨달음의 진언으로 느껴질지, 단순한 말장난으로 보일지는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God이라는 노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신을 포함해서 사람들이 믿는 각종 우상들을 자신은 믿지 않음을 고백하는 노래입니다.


"I don't believe in Jesus


나는 예수를 믿지 않아


I don't believe in Kennedy


나는 케네디를 믿지 않아


... (중략)


I don't believe in Elvis


나는 Elvis Presley를 믿지 않아


I don't believe in Zimmerman


나는 Bob Dylan을 믿지 않아


I don't believe in Beatles


나는 The Beatles를 믿지 않아


I just believe in me


나는 나만 믿을 뿐


Yoko and me


Yoko와 나"


이 곡 역시 보는 사람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을 듯 합니다.


자신의 영광스러운 시간, 그러나 껍데기였던 The Beatles와 어린 시절을 극복하는 John에 대한 노래일 수도 있겠죠.


혹은 논란을 일으키기 위해 이전에 몸 담았던 The Beatles를 가사에 소환한 악의적인 John에 대한 노래일 수도 있겠습니다.



곡들을 들어봤으니 이제 포스트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음악적으로 아주 단순한 노래들로 가득찬 이 음반에서 무엇이 저를 몇번씩 다시 듣게 만들까요?


(사실은 곡들마다 생각보다는 복잡한 디테일을 품고 있습니다. Klaus Voormann의 흥미로운 베이스라인이 그 예시죠.)


그것은 무력함, 공포, 고독함 등 불쾌한 감정을 뛰어나게 표현한 John의 목소리,


그리고 제한된 악기의 팔레트로 다양한 노래들을 신선하게 선보인 창의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Imagine 전시회의 티켓 사진을 올리며 포스트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