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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두두입니다.
오늘은 Taylor Swift의 2012년 음반 Red를 같이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음반 전곡
Red (사진 출처)
Taylor Swift는 매우 인기 많은 팝 스타입니다.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며, 거의 모든 곡에 작곡 및 작사로 참여합니다.
이미 어린 나이부터 완성도 있는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죠.
Taylor Swift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을 주로 가사나 음악 스타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합니다.
Taylor Swift의 가사에는 스토리텔링 기법이 많이 쓰이는데, 어떤 이야기들은 개인적인 경험을 반영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음반 Red 역시 음반 제목이자 수록곡의 제목인 Red가 Taylor가 겪은 사랑과 이별을 묘사하는 색깔이라고 Taylor가 전한 바가 있습니다.
가사 이외에도 Taylor 음악이 어떤 스타일로 만들어졌는지도 사람들이 주목합니다.
오늘의 음반인 Red에 얼마나 많은 음악이 컨트리 음악이고, 얼마나 많은 음악이 거기에서 벗어났는가 많이 논의가 되곤 했죠.
Taylor Swift는 이 음반 발매 이전에는 컨트리 음악이나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를 위주의 팝 음악을 발표했어요.
그러다 이 음반에서 댄스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음악을 많이 수록했죠.
그리고 2014년에 발매한 1989라는 음반에서는 대부분의 곡이 신시사이저 위주의 팝 음악이었고, 현재까지도 컨트리 음악과는 거리가 먼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Red를 컨트리 Taylor와 팝 음악 Taylor 사이의 징검다리라고 묘사하곤 합니다.
이 감상문에서 저는 이 두 주제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보자 합니다.
작곡에 관심이 많은 학생으로서 Red의 노래들이 어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통해 팝의 구조로 완성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이죠.
우선 팝의 구조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팝 음악은 다양한 스타일을 흡수해가며 다채롭게 변화해왔습니다.
그런데 7년 전 Taylor의 노래들부터 현재의 케이 팝 음악까지 많은 팝 음악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상했겠지만 그게 바로 노래들의 구조입니다.
구조의 이해를 위해 예시곡으로 이 음반에 실린 22라는 노래를 살펴봅시다.
노래를 시작하면 어쿠스틱 기타가 코드를 4개 연주합니다.
잠시 뒤 Taylor의 목소리와 킥 드럼이 음악에 등장하고 곧 효과음과 함께 더 많은 어쿠스틱 기타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폭발적인 후렴구가 들어옵니다.
후렴구에는 아주 많은 악기들이 동시에 등장하며, 이전보다 음악적으로 복잡해집니다.
댄스 리듬도 강조가 되고 노래의 감정도 고조가 됩니다.
그리고 2절이 시작되면 다시 조용한 분위기로 돌아가게 되죠.
다시 폭발적인 후렴구.
그러다가 2절이 끝나면 다시 잠깐 조용해지고 다시 폭발적인 후렴구.
위에 쓴 복잡한 과정을 도표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래프에서 곡선이 보이나요?
이 곡선이 일명 '팝의 구조'입니다.
하나씩 자세히 알아봅시다.
빨간 영역은 우리가 흔히 1절이라고 부르는 영역입니다.
1절은 크게 Verse와 Chorus로 이루어집니다.
그 중 Chorus는 한국어로 후렴구라고 부르는 구간이며 팝송의 캐치한 부분이 포함되어있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죠.
Verse는 Chorus 전까지의 비교적 평범한 멜로디를 뜻한다고 보면 됩니다.
노란 색 영역은 2절입니다.
2절 역시 Verse와 Chorus로 이루어지고 1절과 거의 유사합니다.
2절이 1절과 얼마나 유사해야할지에 대해서는 작곡가들은 항상 고민하게 됩니다.
너무 다르면 노래가 난해하게 들리고 너무 똑같으면 노래가 지루하게 들리니까요.
2절의 Chorus가 끝나고 나면 Bridge라고 부르는 녹색 영역이 있습니다.
이 구간은 2절 Chorus와 가장 클라이막스인 마지막 Chorus를 연결시켜주는 구간입니다.
많은 경우 Bridge는 Verse나 Chorus와는 완전히 다른 멜로디, 화성 진행을 씁니다.
팝 작곡가의 중요한 과제는 이 구간에서 분위기 완급을 잘 조절해서 클라이맥스의 감동을 극대화하는 작업입니다.
마지막 보라색 영역은 마지막 Chorus이자 노래의 클라이막스입니다.
이 마지막 반복이 끝나고 나면 노래 한 곡은 끝이 날 수 있습니다.
가끔은 Chorus가 끝난 다음 마무리용 멜로디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팝 노래가 하나 끝납니다.
처음 듣는 용어라 어렵게 들렸지, 사실은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는 흐름이죠?
음반의 다른 곡으로 한 번 더 팝의 구조를 익혀봅시다!
이번 노래는 We Are Never Getting Back Together라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구조의 그래프를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팝 음악이 이런 구조를 따를 필요는 없고, 세상에는 이 구조를 벗어난 노래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이 구조는 60년대 The Beatles의 노래들에서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죠.
그렇지만 현대에 들어서 차트에 올라온 상당수의 노래들이 이 구조를 따르고 있고, 오늘 함께 감상할 Red는 전곡이 이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Red의 수록곡들을 같이 들어봅시다.
음반 제목과 똑같은 제목을 가진 'Red'라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에서 흥미로운 점은 Chorus를 두 부분으로 쪼갤 수 있다는 점이죠.
첫번째 부분은 "Losing him was..."하고 시작하는 부분입니다.
이별을 색깔에 비유한 재미있는 가사가 나타나는 부분이죠.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두번째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Re-e-e-e-e-ed"만 반복하는데, 캐치한 후크이자 재미있는 현악기 멜로디가 빼꼼 등장하는 부분입니다.
아마도 첫번째 부분에서 의미있는 가사를 담고 두번째 부분에서 뇌리에 박히는 포인트를 집어넣기 위한 전략이었는 듯합니다.
'Treacherous'라는 노래는 우리가 지금껏 살펴본 구조를 약간 비틀어서 신선한 효과를 줍니다.
조용히 시작하는 이 노래는 1절과 2절을 지나면서 점점 에너지로 가득차게 됩니다.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이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그러다가 2절이 끝나고 나서 "Two headlights shine..."의 멜로디가 등장합니다.
이 멜로디는 bridge의 역할을 맡음과 동시에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담당하게 됩니다.
예상을 깨면서도 논리적인 선택이 인상깊습니다.
트랙리스트 상 마지막을 담당하고 있는 노래인 'Begin Again'입니다.
어쿠스틱 기타 등 조용한 분위기에서 노래가 시작하여 시간이 흐를 수록 드럼과 일렉트릭 기타가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이런 전개방식은 Taylor Swift의 많은 노래들이 따르고 있는데요, 이 노래의 특이한 점은 Chorus에서도 Taylor가 잔잔하게 노래를 부른다는 점입니다.
마치 높이 제한이 걸린 굴다리를 통과하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노래는 마지막 클라이막스까지 잔잔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마지막 가사가 끝나는 순간 적막만이 남고 맙니다.
음반을 끝내는 흥미로운 방법 중 하나죠.
마지막으로 소개할 노래는 음반을 여는 첫 곡 'State of Grace'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죠.
이미 가사 해석 포스팅을 한번 쓴 적도 있어요. (가사해석 바로가기)
이 곡 역시 구조에 반전을 약간 주었는데요, 2절 Verse 도중에 갑자기 새로운 멜로디가 나타납니다.
"So you were never a saint"로 시작하는 멜로디로 2분 20초에 등장합니다.
또한 2절 Chorus가 끝나고 나서야 처음으로 제목 'State of Grace'라는 단어가 나타나요.
노래의 60%가 끝나고 나서야 제목이 밝혀지는 셈이죠.
그리고 이 멜로디는 나머지 40%에서 가장 중요한 멜로디가 됩니다.
노래들을 함께 감상했으니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오늘은 Taylor Swift의 노래를 팝의 구조를 중심으로 감상해보았고, 흥미로운 노래들을 함께 들어봤습니다.
Taylor Swift의 Red는 여러 측면에서 흥미로운 면이 많이 있습니다.
구조는 그 중 하나일 뿐이죠.
멜로디나 악기의 소리, 그리고 특히 가사에 유념해서 들어보면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팝 작곡에 관심이 많다면 1시간이 넘는 이 음반에 담긴 여러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Taylor Swift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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